삼성디스플레이, 희망퇴직 시행 "중국 IT굴기 타격 현실화"...이재용 부회장 주문에도 감축 단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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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디스플레이, 희망퇴직 시행 "중국 IT굴기 타격 현실화"...이재용 부회장 주문에도 감축 단행
  • 정두용 기자
  • 승인 2019.09.03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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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의 IT굴기로 LCD 패널 가격 급락...업계 타격 현실화
- 이재용 부회장 대법 판결 직전 삼성디스플레이 찾아 "LCD 포기할 수 없어"
- “인위적인 인력 감축이 아닌, 희망자에 한해 진행되는 상시적 제도”

중국의 IT굴기로 인한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의 타격이 점차 현실화되는 모양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대형 액정표시장치(LCD) 등을 생산하는 사업부의 직원들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대형 LCD 패널은 최근 중국의 물량 공세로 가격 하락 등을 맞아 영업 손해의 원인으로 꼽혀왔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이번 인원감축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주문과는 사뭇 다른 조처라 추후 경영 방향성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 가운데)이 26일 충남 아산에 위치한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에서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br>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 가운데)이 26일 충남 아산에 위치한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에서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디스플레이는 LCD 가격 하락 등으로 입은 손실을 메우기 위해 이번 인원 감축 조처를 결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자연 퇴사율도 낮아지면서 신규 채용이 줄어 LCD 사업에서 OLED 등으로 사업 구조를 전환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업계의 분석도 나온다. 이런 복합적인 경영 상황을 고려한 조처로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인위적인 인력 감축이 아닌, 희망자에 한해 진행되는 상시적 제도”라며 “이번 희망퇴직이 처음으로 실시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원 감축이 중국발 실적 타격 등의 원인으로 경영상 어려움 겪어 시행되는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29일 대법원은 판결을 앞두고 방문한 곳이다. 이 부회장은 26일 삼성디스플레이의 충남 아산 사업장을 방문해 경영진 회의를 주재하고 생산라인 등 현장을 둘러봤다.

이 부회장은 삼성디스플레이 경영진 회의에서 "위기와 기회는 끊임없이 반복된다"면서 "지금 LCD 사업이 어렵다고 해서 대형 디스플레이 사업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LCD 패널 단가 급락 등에 따른 업황 부진을 반영해 일부 생산라인의 감산을 단행했다. 사실상 '비상체제'를 가동하고 있는 셈이다. 이 부회장은 그럼에도 대형 디스플레이 사업에 대한 의지를 강조하며, 경쟁력 확보를 주문했다.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공장) 모습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공장) 모습. [삼성디스플레이 제공]

소형 OLED 선전하지만...LCD 타격 불가피

삼성디스플레이는 LCD 가격 하락으로 인한 불황에 대응한 다양한 조처를 시행해 왔다. LCD 생산량을 줄이면서, 생산 인원을 소형 OLED에 지속적으로 배치해 구조를 조절해왔다.

소형 OLED는 주로 스마트폰과 노트북에 들어가는 디스플레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 분야의 절대 강자로,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90%에 육박한다.

그러나 대형 LCD의 불황에 대한 영향은 결코 적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BOE·CSOT 등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중국 정부의 지원을 하에 LCD의 저가 공세를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이미 LCD 패널 기술·생산력에서 한국을 따라잡았다는 말은 이미 2~3년 전부터 업계에 통용됐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 1분기 56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2016년 1분기 이후 3년만에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올 2분기 영업이익은 7500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이는 일회성 수익에 기인한 결과다. 고객사인 애플이 구매 물량 미달에 따라 약 7000억~9000억 규모의 보상금액을 지급했기 때문이다.

정두용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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