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을 품다] 돌멩이, 달걀, 나뭇가지에 다 붙는 전자소자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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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품다] 돌멩이, 달걀, 나뭇가지에 다 붙는 전자소자 나왔다
  • 정종오 기자
  • 승인 2019.09.03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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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축산물 영양, 자연환경 모니터링 등 다양한 분야 활용 가능
울퉁불퉁한 돌멩이, 달걀 껍데기, 나뭇가지 등에 붙일 수 있는 전자소자가 나왔다.[사진=지스트]
울퉁불퉁한 돌멩이, 달걀 껍데기, 나뭇가지 등에 붙일 수 있는 전자소자가 나왔다.[사진=지스트]

돌멩이 같은 울퉁불퉁한 표면에도 붙일 수 있는 전자소자가 나왔다. 지스트(GIST) 신소재공학부 고흥조 교수 연구팀은 3일 ‘울퉁불퉁한 표면에도 전자소자를 부착할 수 있는 전사(轉寫)인쇄 기술’을 개발했다.

농축산물 영양, 자연환경 모니터링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 실생활에서는 달걀 껍데기에 온도 센서를 붙여 신선도 파악이 가능하다. 자연물을 비롯한 대부분 사물 표면은 대체로 평평하지 않다. 고성능, 고집적 전자소자를 제작하거나 붙이기 어려운 이유이다. 돌멩이나 나뭇잎, 달걀 껍데기 등 환경이나 생체친화적 물체에 전자소자를 붙일 때는 화학물질 사용을 최소화해야 한다.

고흥조 교수팀은 울퉁불퉁한 표면에도 자유롭게 붙일 수 있는 전자소자를 위해 기판 아랫면에 튜브형 나노 섬모 구조체를 도입했다. 튜브형 나노 섬모는 전사인쇄 후 표면 굴곡에 맞춰 납작하게 달라붙는 특징이 있다. 넓은 접촉 면적을 만들며 전자소자와 표면 사이 접착력을 크게 높일 수 있다.

나아가 소자 주변에 ‘필름형 마이크로 섬모와 튜브형 나노 섬모로 이뤄진 계층 구조(마이크로-나노 섬모 계층 구조)’를 형성했다. 이는 더 다양한 표면에 전사인쇄를 가능하도록 해 준다. 튜브형 폴리이미드 나노 섬모는 고흥조 교수팀이 양극 산화 알루미늄을 틀로 사용해 형성할 수 있었다.

마이크로-나노 섬모 계층 구조는 일정한 무늬로 양극 산화가 이뤄진 다공성 양극 산화 알루미늄을 틀로 사용해 제작했다. 이 구조가 있는 폴리이미드 박막 기판에 고성능 전자소자를 장착한 뒤 전사인쇄 공정을 진행하면 울퉁불퉁한 표면에 전자소자를 친환경적, 생체친화적으로 붙일 수 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개인기초연구(중견연구자지원사업), GIST 개발사업 등의 지원으로 수행했다. 정건영 GIST 신소재공학부 교수팀과 공동 연구로 진행된 이번 성과는 나노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ACS Nano’ 9월 3일자 온라인(논문명 : Enhancement of Interfacial Adhesion Using Micro/Nanoscale Hierarchical Cilia for Randomly Accessible Membrane-Type Electronic Devices)에 실렸다.

고흥조 교수는 “이번 성과는 고성능 전사 소자를 달걀이나 돌멩이 등 다양한 표면에 접착 가능케 하는 기술”이라며 “농축산물의 영양, 자연환경 모니터링은 물론 달걀 껍데기에 온도 센서를 붙여 신선도를 파악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흥조 교수 미니 인터뷰

고흥조 교수.[사진=지스트]
고흥조 교수.[사진=지스트]

-연구를 시작한 계기나 배경이 궁금하다.

“연구실에서는 기존에 직접 소자를 제작하기 힘든 표면에 전자소자 기능을 부여하기 위해 수평으로 뻗은 필름형 마이크로 섬모 구조를 이용해 직물에 전자소자를 전사인쇄하는 기술을 개발한 바 있다. 그 후 좀 더 완성된 전사인쇄 기술을 위해 ‘튜브형 나노 섬모의 구조’를 개발하고 설계를 최적화해 직물 이외에도 인공물이나 자연물에 전자소자를 부착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고 어떻게 극복했는지.

“수평으로 뻗은 필름형 마이크로 섬모는 반도체 공정인 포토리소그래피와 식각 공정을 통해 제작 가능해 전자소자 제작 공정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 튜브형 나노 섬모를 양극 산화 알루미늄 틀로 제작하고 분리할 때는 어려움이 있었다. 틀로 사용한 양극 산화 알루미늄을 녹여야 하는데, 이때 쓰이는 물질이 전자소자에 안 좋은 영향을 준다. 다양한 시도 끝에, 튜브형 나노 섬모 구조가 제작된 기판을 물을 사용해 붙이는 수전사 방식으로 전사인쇄에 중요한 난제를 해결했다.”

-이번 성과의 중요성에 관해 설명해 달라.

“울퉁불퉁한 표면의 굴곡에 맞춰 납작하게 달라붙을 수 있는 튜브형 나노 섬모 구조체를 전자소자 기판 아래에 도입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튜브형 나노 섬모 구조체는 전자소자와 울퉁불퉁한 표면과의 표면 불일치를 극복하도록 해준다. 튜브형 나노 섬모 구조체가 불규칙한 표면을 매우면서 접촉 면적이 늘어나고 계면 접착력을 향상시킨다. 이 기술은 접착제 같은 화학물질이 어려운 환경이나 생체친화적인 물질에 적용 가능하다는 강점을 가진다. 이뿐만 아니라 울퉁불퉁한 표면의 거칠기 정도와 방향성에 제약이 없어 적용 가능한 범위가 매우 넓다.”

-앞으로 연구계획은?

“이번 연구에서 튜브형 나노 섬모를 제작하기 위해 사용한 양극 산화 알루미늄은 양극 산화 조건에 따라 배열된 구멍의 크기와 길이 분포의 조절이 가능하다. 크기와 길이 분포의 변이가 넓어 각 조건에 따른 접착력을 정량화하기 힘들었다. 접착 가능한 범위를 더욱 넓히기 위해 필름형 마이크로 섬모와 튜브형 나노 섬모의 구조 및 디자인을 정교하게 조절하는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정종오 기자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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