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갤 노트10 LTE 국내 출시 불가"...과기정통부 공문에 '완곡한 거절' 회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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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갤 노트10 LTE 국내 출시 불가"...과기정통부 공문에 '완곡한 거절' 회신
  • 정두용 기자
  • 승인 2019.09.03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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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과기정통부 요청에 완곡한 거절 의사 전달
- 삼성전자가 9월에 출시하는 갤럭시 폴드·A90도 5G로 출시될 가능성 높아
- 과기정통부 "갤 노트10 LTE모델 출시 강제할 수단 없어"

삼성전자가 갤럭시 노트10 LTE 출시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통신정책 주무부처인 과기정통부가 요청한 갤럭시 노트10 LTE 국내 출시에 대해 “다양한 단말기를 출시해 소비자 선택권을 확대하겠다”는 입장으로 ‘완곡한 거절’ 의사를 전달했다.

과기정통부는 갤럭시 노트10 LTE모델 국내 미출시에 대한 소비자의 불만이 높아지자 지난달 22일 “단말기에서의 소비자 선택권 확대와 관련해 계획이나 건의사항이 있는 경우 30일까지 제출해 달라”며 이동통신 3사, 삼성전자, LG전자에 공문을 보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10'과 '갤럭시노트10+'의 모습. 국내에선 5G모델로만 출시해 소비자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10'과 '갤럭시노트10+'의 모습. 국내에선 5G모델로만 출시해 소비자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제조사들이 최근 프리미엄급 스마트폰을 5G로만 출시하자, 소비자 선택권 확대 및 해외와 역차별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달라는 요청을 보낸 셈이다. 공문은 과기정통부장관 명의로 각 사 대표이사에게 발송됐다.

실제로 삼성전자가 9월에 출시하는 신규 스마트폰 모두 국내에선 5G로만 출시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4일에는 삼성전자 첫 5G(5세대) 보급폰인 ‘갤럭시A90’이 80만원대 가격으로 출시된다. 최초의 폴더블폰인 갤럭시 폴드도 6일 출시될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선 이 단말도 국내에선 5G모델만 출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 갤럭시A90 광고. [삼성전자 제공]
삼성 갤럭시A90 광고. [삼성전자 제공]

과기정통부는 공문에서 소비자 선택권 확대만 명시했지만, 업계에선 사실상 삼성전자에 갤럭시 노트10 LTE 출시를 요청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민원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도 지난달 19일 세종청사에서 열린 과기정통부 현판식을 통해 “갤럭시노트10 LTE 버전 출시를 삼성전자에 권유했다”며 “소비자들이 (5G뿐 아니라 LTE가입에 대해서도) 선택권을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차원에서 요청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30일 공문 답변서에서 “다양한 단말기를 출시해 소비자 선택권을 확대하겠다”는 다소 원론적인 내용만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갤럭시 노트10 LTE모델 국내 출시에 대한 언급은 피했다.

삼성전자는 현실적으로 갤럭시노트10 LTE 모델을 내는 데 실익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실제로 LTE·5G로 함께 나온 갤럭시S10 시리즈도 판매량의 80% 정도가 5G에 집중돼 있다. LTE 모델이 나와도 대다수 소비자는 5G 모델을 구매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갤럭시 노트10 국내용은 5G 모델만 제조됐기 때문에 LTE 모델을 출시하려면 새 제품을 제작해야한다. 전파 인증ㆍ망 연동 테스트 등을 거치면 적어도 2~3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 노트10 5G모델은 LTE요금제와 5G요금제 중 무엇을 이용할지 소비자가 판단해 선택해도 기능적으론 전혀 문제가 없는 단말이다. 그럼에도 5G요금제로만 개통할 수 있는 상황에 불만을 표하는 소비자들의 목소리가 크다.

삼성전자는 국내 통신망을 고려해 갤럭시 노트10에 LTE와 5G를 모두 지원하는 통신모듈을 장착했다. 현재 국내에서 제공되는 5G 서비스는 LTE 연동형 5G로 NSA(Non Stand Alone) 방식을 쓰기 때문에, 단말기 안에 5G칩과 LTE칩이 모두 들어간다.

LG전자의 V50·듀얼스크린(왼쪽)과 삼성전자의 갤럭시 폴드. [각 사 제공]
LG전자의 최초 5G폰인 V50과 듀얼스크린(왼쪽)/삼성전자의 갤럭시 폴드(오른쪽).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최근 내놓은 프리미엄급 스마트폰은 모두 5G 모델로 국내에 출시 됐다. 갤럭시 폴드도 국내에선 5G모델로만 출시될 가능성이 높다. [각 사 제공]

앞서 출시된 갤럭시S10 5G모델도 이미 이용자 상당수가 불안정한 5G망 대신 'LTE 우선모드'를 주로 사용한다.

일부 통신사에선 갤럭시 노트10을 5G 요금제로 가입 후 6개월간 5G 요금제를 의무적으로 사용 후, LTE요금제로 변경할 수 있는 선택지를 열어두기도 했다. 자급용 갤노트10 5G를 구입해 유심기변 등을 통해서도 LTE에 가입할 수 있다. 단말의 기능 때문에 LTE요금제를 사용하지 못하는 게 아닌 것을 반증하는 셈이다.

그러나 소지자들은 삼성전자가 갤럭시 노트10을 5G로만 제작하는 게 아닌 점을 꼬집고 있다. 삼성전자는 해외 통신망 구축 상태를 고려해 LTE모델을 주력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다.

삼성전자가 지금부터 갤럭시 노트10 LTE모델을 준비해도 문제다. 미국·유럽 대비 상대적으로 까다로운 국립전파연구원의 LTE 규격을 맞추려면 비용은 물론 준비 시기도 3개월 정도 걸릴 것이란 전망이다.

과기정통부는 삼성전자에 '갤럭시노트10'의 LTE 버전 출시를 강제할 수 있는 수단은 없다. 5G 상용화 이후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프리미엄폰을 모두 5G로 출시하는 상황이 이어져 소비자선택권이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는 날로 높아지는 상황이다.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5G 요금제의 높은 가격도 문제이지만, 아직도 망 안정성이 낮다는 지적 때문에 논란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갤럭시노트10뿐 아니라 플래그십 폰은 앞으로 5G로만 출시한다는 언론 보도가 있어 산업계의 계획을 듣기 위해 공문을 보낸 것이지 LTE를 출시하라는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협조 요청을 했지만 기업에서 안 된다고 하면 과기정통부가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덧붙였다.

정두용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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