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품다]심뇌혈관질환 있더라도 신체활동량 많은 사람, 사망위험 낮다
상태바
[건강을 품다]심뇌혈관질환 있더라도 신체활동량 많은 사람, 사망위험 낮다
  • 정종오 기자
  • 승인 2019.09.02 10: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분당서울대병원 연구팀, 관련 결과 발표
[자료=분당서울대병원]
[자료=분당서울대병원]

 

국내 연구팀이 건강한 사람뿐 아니라 심뇌혈관질환이 있는 환자도 신체 활동량이 많을수록 사망위험이 감소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강시혁 교수, 정상우 임상강사 연구팀은 2일 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통해 40세 이상의 건강검진 수검자 44만1798명(평균 연령 59.5세)을 약 6년 동안 추적 관찰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연구 대상자의 30%에 해당하는 13만 명은 심뇌혈관계 질환을 앓았거나 가지고 있었고 나머지 70%인 31만 명은 건강한 사람이었다.

심뇌혈관계 질환을 앓는 환자들은 심장 상태가 좋지 않아 운동보다는 안정을 취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심근경색과 같은 심뇌혈관질환에 대한 치료방법이 많지 않았다. 응급실에 내원한 환자에게 해줄 수 있는 치료도 ‘절대 안정’ 밖에 없었다.

최근 운동 부족이 심뇌혈관질환이나 암을 유발하고 반대로 신체 활동량이 많은 사람은 이러한 질환으로부터 위험이 감소해 결국은 수명이 늘어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나오고 있다. 이번에 발표된 연구에서도 신체 활동량이 많을수록 사망위험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그 효과가 심뇌혈관질환 환자에게서 더 크다는 사실이었다.

연구팀은 신체 활동량의 단위로 'MET(신진대사 해당치, Metabolic Equivalent Task)'를 사용했다. MET은 우리가 쉬고 있을 때 사용하는 에너지나 몸에서 필요로 하는 산소의 양을 의미한다. 가장 기본이 되는 1 MET은 체중 1kg이 1분 동안 사용하는 산소의 양 3.5mL로 정의한다. 2 MET은 시속 2km의 속도로 천천히 걷는 정도로 1 MET과 비교했을 때 두 배 정도의 에너지와 산소가 필요하다. 여기에 시간, 분을 곱하면 MET-분(minute)이 된다.

이를 통해 분석한 결과, 신체 활동량이 주당 500 MET-분만큼 증가하면 심뇌혈관질환이 없는 건강한 성인의 경우는 사망위험이 7% 감소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반면에 심뇌혈관질환 환자에서는 사망위험이 14%나 감소한 결과를 확인했다.

건강한 사람은 주당 500 MET-분 정도의 신체 활동에서 건강에 미치는 효과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신체 활동량을 그 이상으로 높여도 사망률 감소에 미치는 효과는 미미한 수준이었다. 심뇌혈관질환 환자들도 신체 활동을 통한 최대 효과가 주당 500 MET-분 정도인 것은 비슷했다. 신체 활동량이 그 이상으로 증가하면 사망률 감소에 추가 효과를 주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를 토대로 심뇌혈관질환이 없는데 신체 활동량이 적은 사람보다는 심뇌혈관질환을 앓고 있더라도 신체 활동량이 많은 사람이 최종 사망위험은 더 낮다는 결과를 보였다.

이번 연구에서 또 한 가지 주목할 점은 국내 성인의 신체 활동량이 권고하는 수준만큼 충분치 않다는 것이었다. 전문가들은 최소 일주일에 500 MET-분 정도의 신체 활동을 해야 한다고 권장한다. 연구 대상자 44만 명 중 절반(약 21만 명)은 권장 신체 활동량에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4분의 1 정도(11만 명)는 비활동적, 신체 활동량이 거의 없는 수준이었다.

강시혁 교수는 “보통 평지를 빠르게 걷는 운동은 3.3 MET 정도의 에너지를 소모하는데 주 5회 30분가량, 총 150분을 활동하게 되면 500 MET-분 정도의 신체 활동량에 이를 수 있다”며 “만약 평일에 시간을 내 운동하는 것이 어렵다면 주말에 가벼운 차림으로 하는 등산(6.9 MET) 1시간 15분 정도의 투자를 통해 500 MET-분의 신체 활동량을 달성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급성심근경색이나 급성뇌졸중, 또는 심혈관계 질환으로 시술을 받은 직후에는 주의할 필요가 있다. 통상적으로 급성기 치료 후에는 1~4주에 걸쳐 서서히 활동량을 늘려가는 것이 좋다.

정종오 기자  science@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