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판결] 삼성전자 입장문 “기업 본연 역할 충실할 것...성원 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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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판결] 삼성전자 입장문 “기업 본연 역할 충실할 것...성원 당부"
  • 정두용 기자
  • 승인 2019.08.29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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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법원, 이재용 부회장의 항소심 판단이 잘못...사건, 다시 서울고법으로
- 이재용 부회장 내물액 늘어나...추후 법정 다툼 불가피
- 삼성전자 판결 직후 입장문 "대내외 환경의 불확실성...적지 않은 어려움"
- "미래산업을 선도하기 위한 준비에도 집중할 수 없었던 게 사실"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

2017년 3월10일 오전 11시. 이정미 당시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말로 ‘촛불 혁명’은 완성되는 듯 했다. 헌법재판소는 국정농단 등의 이유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판결했다.

촛불 혁명은 이렇게 마무리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그 여파는 2년 4개월이 지난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한국 경제의 중심이라고까지 일컫는 삼성전자, 그 수장인 ‘이재용 부회장’의 상고심 판결이 29일 열렸기 때문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좌), 최순실 때 정유라 [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좌), 최순실 때 정유라 [사진=연합뉴스]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비선 실세' 최순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연루된 '국정농단' 사건 상고심이 열렸다.

대법원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항소심 판단이 잘못됐다며 사건을 다시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9일 이 부회장의 항소심에서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한 항소심 판단을 깨고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대법원은 이날 삼성이 제공한 뇌물액 규모와 관련해 이재용 부회장의 2심 판결 중 무죄로 봤던 부분을 추가로 뇌물로 인정했다. 이 부회장의 뇌물액은 2심보다 50억 늘어났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승마지원과 관련한 용역대금 36억여원 뇌물’에 대해서 원심과 같이 뇌물이라고 판단했다. 이 부회장이 최순실 씨에게 건넨 말 3필이 뇌물이라고 본 셈이다.

이 부회장의 2심은 말 구입액이 아닌 말 사용료 부분만 뇌물로 인정된다고 봤다.

김명수 대법원장(재판장)은 "말 3마리 구입 비용 뇌물 판단에 문제가 없다"며 "말 3마리 소유권자는 최순실"이라고 말했다.

대법원은 또 이 부회장의 2심 판결에서 뇌물로 인정되지 않았던 동계스포츠영재센터 뇌물 혐의액 16억원도 뇌물액으로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삼성에 경영 승계작업이라는 포괄적 현안이 존재했으므로 대가관계가 인정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 가운데)이 26일 충남 아산에 위치한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에서 심각한 표정으로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 가운데)이 26일 충남 아산에 위치한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에서 심각한 표정으로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이번 대법원의 2심 판결 파기 환송 결정이 최악으로 여기는 분위기다.

2심 재판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경영 불확실성은 높아졌다. 더욱이 이 부회장의 등기이사 임기는 오는 10월까지다. 이를 주주총회에서 연장해야 하는데, 재판을 받는 상황에서는 연장하기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 내부에선 이 같은 상황에 대비책 마련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외부에서 판결을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된 혐의로 지난 2017년 8월 1심에서 징역 5년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지난해 2월 2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받고 풀려난 상태다.

더욱이 삼성전자를 둘러싼 경제 불확실성도 높아지는 상황에서 내려진 판결이라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이 부회장은 판결이 있기 전 마지막 공개 일정으로 지난 26일 삼성디스플레이 충남 아산 사업장을 방문해 현장 경영의 모습을 보였다. 잇단 현장 경영 행보에 나서며 ‘굳건한 모습’에 대한 모습을 비춘 것으로 풀이된다.

대법원의 어떤 선고에도 흔들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에 피력하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부회장은 이달 들어 지난 6일 충남 온양·천안 반도체 사업장, 9일 경기도 평택사업장, 20일 광주 가전 사업장에 이어 26일 삼성디스플레이 충남 아산 사업장을 연이어 방문했다.

다음은 판결 직후 나온 삼성전자 입장문이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그 동안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앞으로 저희는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 하지 않도록 기업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겠습니다.

저희 삼성은 최근 수년간, 대내외 환경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어 왔으며, 미래산업을 선도하기 위한 준비에도 집중할 수 없었던 게 사실입니다.

갈수록 불확실성이 커지는 경제 상황 속에서 삼성이 위기를 극복하고 국가경제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과 성원 부탁 드립니다.

삼성전자가 일본 정부의 집중 견제에도 최근 ‘초격차’ 기술력을 적용한 반도체를 개발하고 양산에 돌입한다고 연달아 발표했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정두용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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