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일본 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 시행일... '용산전자상가' 현장 분위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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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일본 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 시행일... '용산전자상가' 현장 분위기는?
  • 김명현 기자
  • 승인 2019.08.29 08: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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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필품 아닌 전자제품은 가격 오르면 구매 후순위로... "경기 안그래도 어려운데 더 힘들다"
- 환율 변수에다 일본 수출규제까지 불확실성 추가..."가격 변동 예상 못해, 대량납품건 마진 못남겨"
- 반도체 기반 D램, SSD 가격변동 가장 커... "일부 부품 더 오를 것"

"안녕하세요 녹색경제신문에서 나왔습니다. 일본 수출규제가 장기화 될 거 같은데 가게 운영은 좀 어떠신가요?"

용산전자상가로 갔다. 2000년대 'IT메카'로서의 위상이 얼마나 추락했는지 보러간 게 아니다. 28일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조치 '시행' 후 당일 현장분위기가 궁금해서다.

 

이번 시행 조치로 용산전자상가의 어려움은 없을까 

나진상가는 중고가전이 많아서 컴퓨터 관련 대부분의 품목을 취급하는 '선인상가'로 향했다.

선인상가 [사진 김명현 기자]
선인상가 [사진 김명현 기자]

 

선인상가 [사진 김명현 기자]
선인상가 [사진 김명현 기자]

조심스럽게 물었다. 평일임을 감안해도 손님이 거의 없어 한산했다. 무엇보다 상가 내 관계자들 표정이 어두웠다.

기자라고 하니 경계하는 눈빛도 많았다. 용산전자상가가 국가 경제적 어려움을 틈타 폭리를 취한다는 일부 언론 보도 때문인 듯했다. 

이곳 상가 업체들은 대부분 온라인 판매를 병행하고 있고, 온라인 매출 비중이 80%가 넘는다고 말했다. 1, 2층은 그나마 오프라인 판매가 이뤄지는 편. 3, 4층은 대량으로 납품하는 총판, 대리점이 더 많이 분포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가 관계자들은 폭리를 취한다는 일부 여론에 대해 억울함을 토로했다. 

1층 A업체 관계자는 "소매상인들은 가격이 오르면 오른 대로 팔고 있다"며 "안그래도 작년부터 경기가 안좋아서 힘들다. 오늘도 손님이 컴퓨터 부품 사러 왔다가 너무 비싸다며 그냥 돌아갔다"고 말했다.

같은 층 B업체 관계자도 "우리가 파는 제품들은 생필품이 아니기 때문에 가격이 오르면 구매를 미루거나 안한다"며 "일본 수출 규제로 인해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제품이 아니더라도 '심리' 때문에 같이 가격이 요동친다"고 말했다.

그럼 어떤 제품이 영향을 크게 받았나

"D램, SSD"

D램과 SSD는 둘다 일본수출 규제 발표가 나자마자 올랐다고 했다. 가격 폭도 제일 컸다. 

2층 C업체는 가격 반영이 가장 빠르다며 전자제품 가격비교 사이트 '다나와'를 보여줬다. 

이곳 관계자는 "삼성 D램 메모리반도체 경우, 7월 수출 규제 발표전에 2만원 후반대였다가 6만원까지 치솟았고 그후 다시 3만원 후반대로 내려왔다"고 말하며 "수요적인 측면을 고려할 때 D램 8GB보다는 16GB의 가격이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다나와의 3개월 최저가 추이를 보면 D램(8, 16GB)은 7월 초 이후 지속적으로 가격이 상승하다가 조금 떨어졌고, SSD 가격은 7월 내내 상승하다가 8월 초 떨어진 후 다시 상승하고 있다.

D램 8GB 3개월 추이. [다나와 캡쳐]
D램 8GB 3개월 추이. [다나와 캡쳐]
D램 16GB 3개월 추이. [다나와 캡쳐]
D램 16GB 3개월 추이. [다나와 캡쳐]
SSD 3개월 추이. [다나와 캡쳐]
SSD 3개월 추이. [다나와 캡쳐]

컴퓨터 부품을 대량으로 납품하는 3층 D업체 관계자는 '결'이 다른 어려움을 전했다.

이곳 관계자는 "대량으로 납품하는 건들은 입찰형식을 취한다"며 "입찰 시 계약했던 가격이 있었는데 이번 수출 규제로 가격이 크게 올라 결과적으로 마진을 남기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환율 영향과 더불어 이런 대외 이슈로 인해 불확실성이 하나 더 추가된 셈"이라며 "마진은 고사하고 역마진으로 업체 운영이 더 힘들어 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일본 수입이 대부분인 카메라 업체는 어떨까

 

전자랜드. [사진 김명현 기자]
전자랜드. [사진 김명현 기자]
전자랜드. [사진 김명현 기자]
전자랜드. [사진 김명현 기자]

카메라 등 종합 가전이 많은 '전자랜드'로 가봤다. 선인상가와 마찬가지로 한산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전세계 카메라 점유율은 85.2%다. 캐논, 니콘, 소니, 후지필름, 올림푸스 등 일본산 브랜드가 독식하고 있다.

10년 넘게 이곳에서 카메라는 판매했다는 한 관계자는 "일본 수출 규제로 촉발된 일본 불매운동으로 매장을 찾는 손님이 조금 준 것은 맞다"며 "하지만 전문가용 카메라를 찾는 수요층이 정해져 있고, 완제품으로 일본산 카메라가 수입되는 것이므로 판매 및 매출에 별 지장이 없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수입사 '제이씨현'에 업계 근황을 물었다. 용산전자상가 인근에 위치한 중견기업이다. 상가 관계자들이 그래픽 카드 등 상당한 물량을 용산전자상가에 '물건을 푼다'고 말해서다.

제이씨현 관계자는 "일본산을 직접 수입하지 않기 때문에 직접 피해는 없다"며 "환율, 일본 수출 규제 모두 대외변수라 회사 입장에서 대응할 수 있는 부분이 없어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명현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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