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통3사, 갤 노트10 LTE 미출시 '책임소재' 두고 '갑론을박'...혼란만 키운 과기정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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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통3사, 갤 노트10 LTE 미출시 '책임소재' 두고 '갑론을박'...혼란만 키운 과기정통부
  • 정두용 기자
  • 승인 2019.08.21 22: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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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기정통부, '소비자 기만' 불만 목소리 높아지자 일관되지 못한 입장 보여
- 갤럭시 노트10 5G모델, LTE요금제와 5G요금제 중 무엇을 선택해도 '기능적' 문제는 없어
- "이통3사와 삼성전자 실무진 사이에서 노트10 LTE 국내 출시 논의"
- 소비자 선택권 제한 비판에 엇갈리는 삼성전자-이통3사-과기정통부 '온도차'

삼성전자와 이통3사가 갤럭시 노트10 LTE모델 국내 미출시의 ‘책임 소재’를 두고 갑론을박을 벌이는 모양새다. 통신정책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논란을 잠재우기는 커녕 되레 일정하지 못한 입장을 보이며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21일 스마트기기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종합 취재한 결과, 삼성전자가 20일 본격적으로 출시한 갤럭시 노트10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뽐뿌’와 ‘알고사’ 등 휴대폰 구매정보 온라인 사이트들에선 “노트10을 구매하고 싶지만, 잘 터지지 않는 5G를 왜 써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반응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갤럭시 노트10 5G모델은 LTE요금제와 5G요금제 중 무엇을 이용할지 소비자가 판단해 선택해도 기능적으론 전혀 문제가 없는 단말이다. 그럼에도 5G요금제로만 개통할 수 있는 상황에 불만을 표하는 소비자들의 목소리가 크다.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10'과 '갤럭시노트10+'의 모습. 국내에선 5G모델로만 출시해 소비자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10'과 '갤럭시노트10+'의 모습. 국내에선 5G모델로만 출시해 소비자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국내 통신망을 고려해 갤럭시 노트10에 LTE와 5G를 모두 지원하는 통신모듈을 장착했다. 현재 국내에서 제공되는 5G 서비스는 LTE 연동형 5G로 NSA(Non Stand Alone) 방식을 쓰기 때문에, 단말기 안에 5G칩과 LTE칩이 모두 들어간다.

앞서 출시된 갤럭시S10 5G모델도 이미 이용자 상당수가 불안정한 5G망 대신 'LTE 우선모드'를 주로 사용한다.

일부 통신사에선 갤럭시 노트10을 5G 요금제로 가입 후 6개월간 5G 요금제를 의무적으로 사용 후, LTE요금제로 변경할 수 있는 선택지를 열어두기도 했다. 자급용 갤노트10 5G를 구입해 유심기변 등을 통해서도 LTE에 가입할 수 있다. 문제는 단말의 기능이 아닌 것을 반증하는 셈이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노트10을 5G로만 제작하는 게 아닌 점도 비난의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해외 통신망 구축 상태를 고려해 LTE모델을 주력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다.

국내에선 갤럭시 노트10을 5G모델로만 출시한 삼성전자와, 기능적으론 LTE요금제를 사용해도 문제가 없는 단말을 5G요금제만 선택할 수 있도록 한 이통3사를 두고 “한국 소비자를 무시하는 행태”라는 비판이 나온다.

과기정통부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빗발치자 이를 의식한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민원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은 지난 19일 열린 과기정통부 세종청사 현판식에서 “갤럭시노트10 LTE 버전 출시를 삼성전자에 권유했다”며 “소비자들이 (5G뿐 아니라 LTE가입에 대해서도) 선택권을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차원에서 요청했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의 이 같은 행동에 SK텔레콤ㆍKTㆍLG유플러스 등 이통3사와 삼성전자는 난감한 기색이다. 이들은 이미 지난 6월 갤럭시 노트10을 국내에선 5G로만 판매하기로 합의했고, 이는 과기정통부가 강조한 5G 생태계 확대에도 부합했다.

과기정통부가 IT업계에 “5G 확산에 주력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과기정통부 주도로 지난 4월3일 밤 11시 기습적으로 '5G 상용화 서비스'를 시행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미국의 통신사 버라이즌이 상용화 시점을 앞당길 수 있다는 '첩보' 동향 보고로 ‘세계 최초’의 타이틀을 뺏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벌어진 소동이다.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이통3사는 최근 이 같은 과기정통부의 움직임에 맞춰 통신 3사가 삼성전자에 갤럭시노트10 LTE 모델 출시를 요청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이통3사와 삼성전자 실무진 사이에서 노트10 LTE 국내 출시를 논의했다”면서 “통신사가 삼성전자에 출시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이통3사와 과기정통부 사이에서 난감한 입장이다. 지금부터 LTE 단말기를 따로 준비해도 미국·유럽 대비 상대적으로 까다로운 국립전파연구원의 LTE 규격을 맞추려면 2~3개월가량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직은 노트10 LTE모델을 국내에 출시 여부를 공식적으로 밝히긴 시기상조”라며 “아직 회사 차원에서 통신사와 과기정통부가 공식적으로 입장을 물어본 것은 아니다”고 말을 아꼈다.

삼성전자의 입장에선 마케팅 비용도 고심되는 지점이다. 이미 5G모델에 맞춰 국내 전략을 짜 놓은 상태에서 새롭게 모델을 출시하는 것은 부담이 된다는 설명이다.

시장의 반응도 미지수다. 갤럭시노트10 직전에 출시한 프리미엄 라인인 갤럭시 S10의 경우, LTE모델이 국내에 먼저 출시됐음에도 5G 모델이 더 많이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노트10도 손해를 감수하면서 출시를 진행할 이유가 없는 셈이다.

또한 갤럭시 노트10 5G 모델이 LTE통신망을 지원하는 만큼 LTE요금제 선택이 가능하다면 소비자의 선택권 또한 문제가 없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10'이 5G 모델로만 출시되면서 이통3사의 출혈 마케팅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사진은 서울시 마포구의 한 통신매장에 노트10을 홍보하는 모습. [정두용 기자]
서울시 마포구의 한 통신매장에 노트10을 홍보하는 모습. [정두용 기자]

그러나 이통3사는 정책적으로 갤럭시노트10 5G를 LTE요금제로 개통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통신사가 요금제를 설계할 때 그 세대별 망 특성에 설계했기 때문이다.

또한 5G 단말을 LTE요금제로 사용한다면, 유통과정에서 대리점의 손익 계산에 따라 새로운 소비자의 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는 부작용도 우려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5G요금제는 LTE요금제보다 데이터양이 더 많고, VRㆍAR 등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등 통신망 특성에 맞춰서 설계한 것”이라면서 “네트워크의 특성과 요금제의 특성이 일치해야 고객 불만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고 전했다.

5G 스마트폰에는 기본적으로 그 망에 맞는 기본 앱이 설치돼 있고, 통신모듈도 5G 통신망에 가장 최적화됐기 때문에, LTE 통신망을 사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설명이다.

또한 소비자의 입장에서도 5G단말은 5G요금제를 이용하는 것이 유리한 측면도 있어, 통신사 입장에선 이를 권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이번 노트10 LTE모델 미출시의 논란은 소비자들이 5G요금제가 LTE요금제 보다 비싸다고 인식하는 ‘오해’에서 비롯됐다. 요금제의 시작 비용 구간이 높긴 하지만 데이터양의 ‘가성비’를 생각하면 되레 더 저렴하다”면서 “일반적인 사용패턴을 보면,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구매한 고객이 데이터를 조금 주는 LTE요금제를 선택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갤럭시 노트10을 구매한 소비자는 대부분 ‘헤비 유저’라서 5만원대 보다 낮은 3만원대 LTE요금제를 선택할 이유가 없다는 게 이통3사의 주된 입장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통3사가 그런데도 삼성전자에 갤럭시노트10의 LTE모델 출시를 요구한 것은 아직은 대다수의 고객층이 LTE를 사용하고 있어 이를 고려해 요청한 것”이라고 밝혔다.

정두용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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