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 지수 13.48%↓” 은행권, 호실적 찍어도 끝없이 미끄러지는 주가에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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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종 지수 13.48%↓” 은행권, 호실적 찍어도 끝없이 미끄러지는 주가에 울상
  • 김유진 기자
  • 승인 2019.08.16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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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지주사, 한 달 새 시총 13.4% 증발…자사주 매입 등 대책마련 나서
[사진=각 사, 녹색경제신문DB]
[사진=각 사, 녹색경제신문DB]

올해 2분기에 높은 실적을 달성하고도 은행권 주가가 ‘경제 위기’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지주 회장들이 자사주를 매입하고 해외 IR에 참여하는 등 대책마련에 분주한 모습이지만 하반기 전망도 낙관적이지만은 않아 고민이 커지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은행업 지수는 652.05(16일 마감 기준)로 지난달 16일 753.66와 비교하면 13.48% 떨어졌다. KRX은행업 지수는 주식시장에 상장된 은행주의 주가를 종합해서 보여주는 은행업종 지수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7.87% 떨어져 은행업종 지수가 더 큰 하락폭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업 지수를 주도하는 신한·KB·하나·우리금융지주 4곳의 시가총액 합계도 16일 마감 기준 52조2977억원으로 한 달 전인 7월 16일 대비 8조1251억원(13.4%) 증발했다. 주가가 가장 크게 떨어진 곳은 우리금융이었다. 같은 기간 우리금융의 주가는 18.7% 빠졌고 KB금융 14.0%, 하나금융 12.8%, 신한금융 11.0% 순으로 뒤를 이었다.

주가순자산비율(PBR)도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PBR은 주가를 주당순자산가치로 나눈 값으로 1배보다 낮을 경우 자산 가치보다 지나치게 낮게 평가돼있다고 분석한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지난 6일 종가 기준 PBR은 ▲신한금융 0.56배 ▲KB금융 0.46배 ▲하나금융 0.38배 ▲우리금융 0.43배였다.

경기 불황에도 금융지주사들이 2분기에 호실적을 기록한 점을 고려하면 더욱 이례적인 흐름이다. 높은 실적을 달성하면 주가도 상승세를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4대 금융지주사의 2분기 순이익 합계는 3조2560억원으로 전 분기 2조8788억원과 비교해 13.1% 늘었다. 특히 하나금융과 KB금융은 각각 20.6%, 17.2%의 높은 증가율을 달성했다. 신한금융과 우리금융도 8.5%, 7.3%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 같은 하락세에 대해 업계에서는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갈등과 일본 수출규제 등 부정적인 대외여건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트럼프의 중국제품 관세 부과 등 미·중 무역전쟁이 다시 재점화되는 조짐을 보인 데다 백색국가 제외 발표 등 한·일 갈등까지 심화되면서 외국인 매도가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왼쪽부터),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사진=각 사]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왼쪽부터),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사진=각 사]

금융지주사들은 해외에서 IR을 진행하거나 자사주를 매입하는 등 그룹 회장을 중심으로 주가 부양에 나서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이달 말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위스 취리히 등에서 유럽 주요 기관투자자들을 만나고 윤종규 KB금융 회장도 다음달 말 영국 런던을 방문해 IR를 진행, 투자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이달 말 미국과 캐나다 등에서 IR를 진행할 계획이며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도 해외 IR 일정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지주사 회장들은 자사주 매입 카드도 꺼내들었다. 김정태 회장과 손태승 회장은 지난 7월 자사주를 각각 2000주, 5000주 매입했다. 김 회장의 자사주 매입은 올해 두 번째로 총 5만8000주를 보유하고 있다. 손 회장은 올해 자사주를 다섯 번 매입해 총6만3127주를 갖고 있다. 윤종규 회장은 지난 3월 자사주 1000주를 매입해 총 2만1000주를 보유하고 있다. 조용병 회장이 보유한 자사주는 1만2000주로 올해는 자사주를 매입하지 않았다.

하지만 주가부양 대책에도 향후 전망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한국이 처한 대내외 환경상 가격 매력 외에는 이렇다할 모멘텀이 없다는 것이 문제”라며 “외국인 매도세 완화 여부를 좀더 지켜봐야 할 듯”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현재 은행권의 실적과 수익성을 고려한 긍정적인 전망도 있었다. 김수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각 은행별 상황은 과거와는 비교 불가능할 정도의 자산 건전성과 수익성을 기록하고 있다”며 “자본 상황을 보면 증자 리스크는 전무하다”고 분석했다.

 

 

김유진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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