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2차 경제보복] 문 대통령이 찾은 '92억원 매출' 중소기업 SBB테크 현실과 한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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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2차 경제보복] 문 대통령이 찾은 '92억원 매출' 중소기업 SBB테크 현실과 한계는
  • 박근우 기자
  • 승인 2019.08.08 06: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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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일본 첫 현장 행보...16년간 성장 제 자리 중소기업 현실
아직 시제품 수준 갈 길 멀어..."쇼잉 행보 아닌 기업에 도움되는 길 찾아야"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가 어려움은 있겠지만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 일본을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기술 개발에 더욱 노력해달라”

문재인 대통령이 한 중소기업을 방문해 한 말이다.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 이후 '탈일본'을 향한 첫 현장행보 일환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7일 오후 경기 김포시의 정밀제어용 감속기 생산 전문기업 SBB테크를 방문해 “기술력이 한나라를 먹여살린다"며 "당장 어려움은 있지만 길게 보고 우리 산업 생태계를 바꾸는 기회로 삼았나갔으면 한다”고 밝혔다.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한 대책 중 하나로 국산 부품·소재·장비 분야를 집중 육성하겠다는 정부 의지가 반영된 대통령의 중소기업 방문이다. 

국내 부품 소재 기업 등에 '탈일본'을 독려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함께 중소기업 SBB테크를 찾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함께 중소기업 SBB테크를 찾았다.

이날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대통령을 수행했다. 

문 대통령은 “일본이 우리나라를 백색 국가에서 배제하면서 우리 부품·소재 기업 특히, 강소 기업의 소중함을 절실히 느끼게 됐다”며 “SBB테크는 눈 앞의 것만 보지 않고 기술 자립을 도모했다. 그 노력의 결실로 세계에서 두 번째 정밀 제어용 감속기를 개발하는데 성공해서 로봇 부품 자립화를 기반 만들었고, 우리 제조업의 경쟁력 강화에도 큰 힘이 되고 있다”고 격려했다.

하지만 대통령의 찬사 만큼 SBB테크의 현실은 갈 길이 멀다.  

문 대통령이 방문한 SBB테크는 반도체·LCD 장비와 로봇 정밀제어 등에 필요한 감속기와 베어링 등을 생산하는 부품업체다. 

1993년 설립돼 지난해 9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직원 수는 84명이다. SBB테크는 16년 동안 매출 100억원에도 이르지 못한 중소기업에 머물고 있다.   

SBB테크는 대부분 일본에서 수입해 오던 '로봇용 하모닉 감속기' 기술을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감속기는 일본이 분류한 전략물자에 포함되지 않았다. 다만 이 감속기의 핵심 부품인 '베어링'은 전략물자에 포함됐다.

SBB테크가 '하모닉 감속기' 개발에 성공했지만 아직 실증 테스트를 완료하지 못했다. 소규모 시제품만 판매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일본 수출규제조치 발표 직후 국내 로봇제조 기업들과 성능 및 신뢰성 평가 등 실증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긴급 예산 투입으로 조기에 대규모 양산을 시작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뒤늦었지만 정부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성장 잠재력이 높은 로봇산업 인식의 계기가 된 셈이다. 

최근 5년간 제조업용 로봇 시장은 연평균 17%, 서비스업용 로봇시장은 연평균 13%씩 성장하고 있다. 또 2021년 전 세계 시장규모 제조업 236억 달러, 서비스업 202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소재부품 업계 현장을 찾을 예정”이라며 “현장의 애로사항을 직접 청취해 정책에 뒷받침할 것”이라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통령 행보가 단지 쇼잉이 되지 않아야 한다"며 "과거에도 여러차례 기업을 위한다고 했지만 지금껏 제대로 한 것은 없지 않느냐. 오히려 기업만 힘들어진다"고 푸념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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