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를 품다] 올해 7월, 기상관측 이래 가장 뜨거웠다
상태바
[기후변화를 품다] 올해 7월, 기상관측 이래 가장 뜨거웠다
  • 정종오 기자
  • 승인 2019.08.03 09: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WMO “기후변화 심각, 기후 행동에 당장 나서야”
유럽우주기구(ESA)가 우주에서 측정한 지난 7월 25일 유럽 지역 지표면 온도.[사진=ESA]

“이처럼 뜨거운 달은 없었다”

올해 7월이 기상관측 이래 가장 뜨거운 달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세계기상기구(WMO)와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 프로그램 측은 최근 “올해 7월은 지금까지 기록된 가장 뜨거운 달과 같거나 이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지난 6월에 이어 온도상승이 가파르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WMO의 자료를 보면 7월 1~29일까지의 온도가 지금까지 가장 뜨거웠던 달로 기록됐던 2016년 7월보다 더 높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이 있다. 2016년 7월은 이른바 ‘슈퍼 엘니뇨’ 영향이 컸다. 엘니뇨는 적도 부근 태평양 수온이 증가하는 현상을 말한다. 2016년 7월은 특히 강력한 엘니뇨가 덮쳐 온도가 상승했다. 반면 올해 7월은 이 같은 엘니뇨 영향이 거의 없었다. 그런데도 2016년 7월의 기온을 뛰어넘었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안토니오 구테헤스 UN 사무총장은 “우리가 지금 경험하는 여름은 어릴 때 여름이나 우리 할아버지가 경험했던 여름이 아니다”며 “우리는 앞으로 늘 ‘뜨거운 여름’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WMO 등의 잠재적 올해 7월 평균온도를 보면 산업화 이전 온도보다 1.2도 상승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21세기가 끝날 때쯤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상승에 머물러야 한다는 한계 수치에 거의 근접한 모습이다.

구테헤스 사무총장은 “2015년부터 올해까지 우리는 매우 뜨거운 5년을 보내고 있다”며 “뉴델리에서 앵커리지까지, 파리에서 산티아고에 이르기까지 최고 기온이 전 지구촌을 휩쓸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 당장 우리가 기후 행동에 나서지 않는다면 이 같은 극심한 날씨는 계속될 것이고 빙하는 빠르게 녹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페테리 탈라스 WMO 사무총장도 “올해 7월은 기후 역사를 다시 쓰는 상황을 만들고 있다”며 “지역과 국가, 지구촌 곳곳에서 수십 개의 새로운 온도 기록이 추가됐다”고 설명했다. 탈라스 사무총장은 “그린란드와 북극의 빙하와 해빙이 녹고, 북극권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했으며,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던 열대 우림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며 “이는 공상과학 소설에서나 나오는 이야기가 아니라 현실에서 경험하고 있는 실제 비극”이라고 지적했다. 즉각적 기후 행동이 없다면 지금의 비극은 계속될 것이고 미래에는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탈라스 사무총장은 진단했다.

벨기에, 독일,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영국 등은 지난 7월 25일 새로운 국가 온도 기록을 세웠다. 파리가 42.6도를 기록하는 등 유럽 전체가 40도를 웃도는 기온을 보였다. 지구 온난화가 심화하면서 그린란드와 북극 얼음은 빠르게 녹고 있다. 미국 국립빙설데이터 센터 자료를 보면 인공위성으로 분석한 결과 북극의 올해 9월 해빙 규모가 가장 작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구촌 곳곳에 영향을 미친 높은 온도로 그린란드와 알래스카, 시베리아 등에는 때아닌 대형 산불이 발생해 피해를 키우고 있다.

러시아에서는 지난 7월 29일 시베리아에서 산불이 발생해 3만3200 제곱킬로미터가 잿더미로 변했다. 그 엄청난 연기는 우주에서도 관찰이 가능할 정도였다.

WMO 측은 “지금 일어나고 있는 집중적이고 전 세계적 불볕더위는 인간이 만든 기후변화가 그 원인”이라며 “온실가스가 지구촌 온도를 끌어올리는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2060년쯤에는 여름철 평균기온은 지금보다 5.5도 높아질 것으로 예측됐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 현재와 위험성에는 동의하면서도 여전히 전 세계 각국의 온실가스 감축 노력은 구체화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류가 만든 ‘극심한 날씨’로 지금 인류의 생명까지 위협받고 있다.

정종오 기자  science@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