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분석-코오롱 편①] 그룹 먹여 살리는 ‘코오롱인더’ VS 천덕꾸러기 ‘코오롱머티리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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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분석-코오롱 편①] 그룹 먹여 살리는 ‘코오롱인더’ VS 천덕꾸러기 ‘코오롱머티리얼’
  • 한익재 기자
  • 승인 2019.07.25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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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코오롱 그룹 41개 계열사 작년 경영 실적 분석
-코오롱인더, 그룹 내 영업益 영향력 59.9%…코오롱인더 빠지면 그룹 전체 순손실 기록해 암담
-최석순 대표 연임 전선 최대 변수는 코오롱머티리얼 실적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코오롱 그룹에서 코오롱인더스트리(이하 코오롱인더)의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아 최악의 경우 이 회사가 위험해지면 그룹 존립 자체도 위기를 맞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코오롱머티리얼’은 그룹 내에서도 골치덩어리 신세로 전락하고 있어 특단의 경영 조치가 필요할 것으로 분석됐다.

녹색경제가 금융감독원 자료를 통해 분석해보니 지난 해 코오롱 그룹이 국내에 두고 있는 계열사는 모두 41곳으로 조사됐다. 이중 그룹 전체가 코오롱인더에 기대는 의존도 편중 현상이 뚜렷했다.

 

작년 한 해 코오롱 그룹 국내 계열사 41곳 전체의 매출 규모는 9조 3043억 원이었다. 이중 그룹 전체의 70% 이상 매출은 코오롱인더(3조 3421억 원)와 코오롱글로벌(3조 2576억 원)에서 나왔다. 각각 35.9%, 35%나 되는 매출 비중을 보인 것. 코오롱글로텍(4939억 원) 5.3%, 코오롱베니트(4468억 원) 4.8%, 코오롱머티리얼(3882억 원) 4.2% 순으로 그룹 내 매출 포지션이 높았다. 앞서 5개사 매출 외형은 그룹 전체의 85.2%에 해당됐다.

 

 

영업순익으로 보면 코오롱인더의 중요성은 확연해진다. 작년 한 해 코오롱그룹 전체 계열사에서 올린 영업손익 규모는 2575억 원이었다. 코오롱인더는 지난 해 1541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그룹 전체의 59.9%에 달하는 영업이익 비중을 차지했다.

매출이 비슷했던 코오롱글로벌(889억 원)은 34.5%의 비중을 차지해 차이가 컸다. 코오롱인더와 코오롱글로벌이 회사 외형은 비슷하지만 내실 면에서 명확한 격차가 나타난 셈이다.

그룹 내에서 매출 순위로 16번째인 ㈜코오롱이 280억 원(10.9%)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그룹 내 영업 내실 넘버3 자리를 꿰찼다. 이들 3개 회사의 영업이익을 모두 더하면 전체 영업손익의 105.2%나 됐다. 이를 뒤집어 해석해보면 영업손실을 본 회사가 그만큼 많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 41개 계열사 중 22곳(53.6%)은 아예 영업 적자의 쓴 맛을 봤고, 영업이익률이 1% 이하인 곳도 7곳(17.1%)나 됐다. 그룹 계열사 중 70%가 영업적자를 보거나 매출대비 1% 이하 영업이익을 올린 셈이다. 몇 몇 회사를 제외하면 그룹 계열사 중 상당수가 위기에 빠진 형국이다.

특히 코스피 종목에 속하는 코오롱머티리얼은 작년 한 해 326억 원이나 영업적자를 봤다. 문제는 영업손실이 3년 연속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 못하다는 점이다. 명확한 턴어라운드가 없으면 지금보다 더 큰 위기에 빠질 수 없는 처지에 놓여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246억 원 영업적자를 기록했고, 네이처브리지도 작년 한 해 54억 원 영업손실을 본 것으로 파악됐다.

 

 

그룹 전체 당기손익 수치는 영업내실보다 더욱 암담했다. 41개사 중 27곳이 순손실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당기순손실을 본 금액만도 1888억 원에 달했다. 이중 코오롱머티리얼에서 본 순손실액만 해도 728억 원으로 38.5%에 달했다.

순이익을 올린 계열사 중에서도 코오롱인더를 뺀 12곳의 이익을 모두 더해도 547억 원 밖에 되지 않았다. 당기순손실 금액 1800억 원 보다 3분의 1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그나마 코오롱인더가 작년 한 해 2276억 원의 순이익을 올려 그나마 그룹 전체 당기순이익이 934억 원 흑자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코오롱 그룹 내에서 코오롱인더가 차지하는 위상이 어느 정도인지를 단 번에 간파될 수 있는 대목이다. 코오롱인더가 빠진 코오롱 그룹은 그야말로 암울 그 자체나 다름없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비중이 완전히 뒤바뀐 기업도 있었다. 코오롱글로벌은 영업이익률이 34.5%나 됐지만 당기순이익률은 0.4%로 고꾸라진 반면, 덕평랜드는 영업이익률은 2.9%에 불과했지만 순이익률은 62.8%나 역전됐다. 코오롱인베스트먼트도 영업이익률은 1.4%였는데 순이익률은 35.7%로 나타나 코오롱글로벌과 대조를 보였다.

코오롱 그룹 계열사 전체를 살펴보면 코오롱인더의 실적에 따라 그룹의 운명이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또 상황에 따라서는 위기에 빠진 계열사를 살리기 위해 코오롱인더가 상당한 역할을 할 가능성도 한껏 높아졌다.

이와 달리 코오롱머티리얼은 그룹 내에서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략되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올해 실적에 따라 내년 3월 임기를 앞둔 최석순 코오롱머리티얼 대표이사 사장의 운명이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CEO 연임에 성공하려면 반드시 올해 실적을 흑자로 전환 시켜야 하는 큰 숙제가 최 대표이사에게 주어졌다.

한익재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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