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연구팀이 새로운 뇌질환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고규영(기초과학연구원 혈관연구단) 단장 연구팀이 치매 등 퇴행성 뇌질환을 유발하는 뇌 속의 노폐물이 뇌 밖으로 배출되는 주요경로를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연구진은 뇌 하부 뇌막 림프관의 정확한 위치와 기능을 알아냈다. 뇌는 대사활동의 부산물로 노폐물을 생성한다. 뇌척수액은 뇌의 노폐물을 담고 중추신경계 밖으로 배출한다. 베타-아밀로이드, 타우 단백질과 같은 노폐물이 배출되지 않고 뇌에 축적되면 치매 발병 확률이 높아진다. 동물실험을 통해 뇌척수액을 배출하는 주요 통로가 뇌 하부에 위치한 뇌막 림프관이라는 사실을 밝혔다. 나이가 들수록 뇌막 림프관의 기능이 떨어지는 것도 확인했다.

뇌막 림프관은 딱딱한 머리뼈 속에서 다른 혈관들과 복잡하게 얽혀있다. 정확한 관측이 어려워, 뇌척수액의 정확한 주요 배출 경로가 밝혀지지 않았었다. 연구진은 생쥐의 머리뼈를 얇게 박피해 관찰력을 높였다. 뇌척수액에 형광물질을 주입하는 실험과 자기공명영상(MRI) 실험을 했다. 뇌 상부와 하부 뇌막 림프관의 구조가 서로 다르며, 뇌 하부 뇌막 림프관이 뇌에 쌓인 노폐물 등을 밖으로 배출하는 주요 배수구 역할을 한다는 것을 처음으로 밝혔다.

이어 노화 생쥐 모델의 뇌막 림프관의 구조와 기능을 규명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노화에 따라 뇌 하부 뇌막 림프관이 비정상적으로 붓고, 뇌척수액 배출기능이 저하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뇌의 인지기능 저하, 치매 등 퇴행성 뇌질환 치료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연구결과는 25일 네이처(Nature) 학술지에 게재됐다.

고규영 단장은 “앞으로 뇌 하부 뇌막 림프관의 배수기능을 향상시키는 치료제를 개발하면 새로운 퇴행성 뇌질환 치료방법의 실마리를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