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 전기차 충전’…규제 완화에도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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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소 전기차 충전’…규제 완화에도 쉽지 않다
  • 서창완 기자
  • 승인 2019.07.16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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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2000여곳 주유소 중 전기차 충전기 설치 59곳
수익·공간 확보 어려워… 대부분 자영업자인 점도 걸림돌
GS칼텍스의 전기차 충전소 조감도. [사진=GS칼텍스]
GS칼텍스의 전기차 충전소 조감도. [사진=GS칼텍스]

국내 정유사들의 주유소 내 전기차 충전 인프라 설치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운영 수익 부족과 공간 확보 어려움 등 현실적 장애물이 있어서다. 전체 차 시장에서 전기차 시장이 차지하는 규모가 현저히 낮은 점도 정유사들이 충전기 설치에 쉽게 나서지 못하는 이유로 꼽힌다.

16일 한국주유소협회에 따르면 전국 약 1만2000곳인 주유소 가운데 전기차 충전기가 설치돼 사용할 수 있는 곳은 59곳에 불과하다.

서울 지역에는 GS칼텍스가 지난 5월 LG전자와 손을 잡고 운영을 시작한 7곳을 포함한 주유소 8곳이 전기차 충전기를 운영 중이다. 부산은 8곳, 경기 7곳, 경북 10곳, 전남 6곳 등이다. 상표별로는 SK에너지가 27곳, GS칼텍스 14곳, 현대오일뱅크 7곳, 에쓰오일 6곳이다.

정부가 규제를 완화하며 설치를 장려한지 3년이 지났음에도 설치 주유소는 극히 드문 상황이다. 앞서 산업통상자원부는 2016년 8월 1일 ‘주유소 전기차 충전기 설치에 관한 위험물안전관리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주유소 내 전기차 충전기 설치 기준을 대폭 완화한 바 있다.

규제 완화에도 충전소 설치가 더딘 이유는 운영 수익이 좋지 않고, 충전기를 설치할 만한 공간을 가진 주유소가 많지 않아서다. 전기차가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크지 않다. 지난달 말 기준 전기차 등록대수는 7만2814대다. 1년 전인 3만6835대보다 2배나 늘었는데 전체 2344만4165대가 등록된 자동차 시장에서는 0.3%에 불과한 수치다.

주유소 시장이 과포화와 석유 소비 감소로 생존위기에 놓여 있는 점도 원인이다. 영업 주유소 숫자는 2010년 12월 1만3004곳에서 정점을 찍은 뒤 꾸준히 떨어지고 있다. 

주유소 업계 관계자는 “주유소 운영을 대부분 자영업자가 하는 데다 수익성이 악화한 상태에서 미래 수익을 기대해야 하는 전기차 충전기에 비용을 추가 부담하기는 힘든 상황”이라며 “대부분 도로변에 자리해 있어 공간 확보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충전요금이 지나치게 저렴해 전기차 한 대를 완충해도 주유소에 돌아오는 수익이 천원 대에 불과하다는 점도 설치 확대를 가로막고 있다.

한 정유사 관계자는 “기름을 넣는 주유 공간인 주유소를 전기차 충전 공간으로 그대로 적용하는 게 맞는 일인지 의문”이라며 “정유사에서 주유소를 거치는 유통구조와 전기차 유통구조가 다르고 소비자 이용패턴도 다르다는 점을 알아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 정유사들은 시범적으로 주유소 내 전기차 충전기 설치를 시도하고 있다. 최근 SK에너지와 현대오일뱅크가 각각 전국 15곳, 10곳의 충전기 설치 계획을 발표했다. 에쓰오일은 사업 진출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정유사 관계자는 “전기차 충전소가 계속 늘어가는 추세에 전사적 차원은 아니더라도 시범적으로 늘려나가면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창완 기자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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