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경제전쟁] 日 수출규제에 메모리 가격 급등...“이유야 어찌됐든 그나마 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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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경제전쟁] 日 수출규제에 메모리 가격 급등...“이유야 어찌됐든 그나마 다행”
  • 정두용 기자
  • 승인 2019.07.16 08: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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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도체 생산 차질 전 물량확보 움직임 반영 추정
- 日 수출규제 이용한 인위적 호가 조정 가능성도 제기

D램과 낸드플래시 등 주요 메모리 반도체의 가격이 반등했다.

일본 정부의 대(對)한국 소재 수출 규제 발표 이후, 세계 반도체 시장을 쥐고 있는 국내 기업들이 생산차질에 들어서기 전 물량을 확보하려는 움직임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에 대해 “이유야 어찌됐든 현물가 반등은 반도체 섹터에 긍정적 요인”이라며 “적어도 가격 바닥이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점은 긍정적이고, 현물가격 상승을 억지로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분석했다.

D램과 낸드플래시 등 주요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최근 반등했다. 세계 반도체 시장을 쥐고 있는 국내 기업들이 생산차질에 들어서기 전 물량을 확보하려는 움직임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사진은 반도체 생산 모습.
D램과 낸드플래시 등 주요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최근 반등했다. 세계 반도체 시장을 쥐고 있는 국내 기업들이 생산차질에 들어서기 전 물량을 확보하려는 움직임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사진은 반도체 생산 모습.

15일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에 주로 사용되는 DDR4 8기가비트(Gb) D램 제품의 현물 가격은 지난주 3.26 달러(약 3850원)로 거래를 마치면서 일주일 전 3.03 달러(약 3570원)에 비해 7.6%나 올랐다.

DDR3 4Gb 현물가는 지난 12일 1.60달러를 기록했다. 주간 상승폭이 12.7%를 기록했다. 지난 10일 3.5% 오른 데 이어 11일과 12일에도 각각 4.7%와 3.9%나 상승했다.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와 USB 드라이브 등에 사용되는 64Gb MLC(멀티플 레벨 셀) 낸드플래시 제품 현물 가격은 2.42 달러(약 2850원)로, 일주일 전 2.35달러(약 2770원)보다 2.8%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3D 256Gb TLC(트리플 레벨 셀) 낸드플래시 가격은 2.94달러로 거의 변화가 없었다.

업계에선 이번 메모리 가격 반등이 일본의 한국 수출 규제에 따른 위기의식, 도시바 생산차질 등이 시황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한다.

기존 하반기 수요 회복 기대감을 준 인텔 중앙처리장치(CPU) 신제품 출시와 5세대(5G) 이동통신 상용화도 유효한 점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D램과 낸드 점유율 1위, SK하이닉스는 D램 2위 낸드 3위다. 반도체 시장을 지배하는 국내 기업이 일본 정부의 소재 수출에 직접적인 타격이 예상되자, 가격이 변동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래픽=연합뉴스]
[그래픽=연합뉴스]

메모리 반등은 국내 경제엔 단기적으로는 이득이다. 업계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재고가 예년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난 상태라고 추정하고 있는데, 이번 가격 반등으로 실적 개선의 기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인위적 호가 조정 가능성은 우려되는 지점이다. 이승우 연구원은 "과도한 재고 부담을 감안하면 현물가격 상승이 고정거래가격으로 이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한일 갈등을 이용한 현물시장 딜러들의 인위적 호가 조정에 의한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일본 도시바(東芝)의 미에(三重)현 욧카이치(四日市) 공장 정전에 따른 생산라인 가동 중단,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생산 감축설 등과 함께 한일 갈등에 따른 반도체 시장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메모리 가격의 반등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정두용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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