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복처럼 착용하면서 근력을 보조받을 수 있는 의복형 웨어러블 로봇이 개발돼 눈길을 끈다. 기존 웨어러블 로봇과 비교했을 때 훨씬 가볍고 편안한 게 특징이다. 필요할 때만 선택해 근력을 보조받을 수 있어 효율적이란 장점도 있다.

한국기계연구원(원장 박천홍) 첨단생산장비연구본부 로봇메카트로닉스연구실 박철훈 책임연구원은 11일 옷감처럼 가볍고 돌돌 말 수 있으면서도 큰 힘을 발휘하는 의복형 웨어러블 로봇을 내놓았다.

웨어러블 로봇은 착용자의 보행능력을 높여 주거나 무거운 물체를 운반할 수 있도록 기계적 힘을 더해주는 로봇 시스템을 말한다. 로봇이 인간을 감싸는 형태로 인간의 지능과 로봇의 신체가 결합하는 장점이 있어 폭넓은 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의복형 웨어러블 로봇의 핵심기술로 형상기억합금에 전류가 흐르면 수축하는 성질을 적용했다. 지름 0.5mm 이하의 가는 형상기억합금을 스프링 다발로 만들어 20g 수준의 가벼우면서도 근육처럼 수축하며 10kg 무게를 들어 올릴 수 있는 옷감형 유연 구동기를 개발했다.

유연 구동기와 배터리, 제어기 등을 모두 포함한 의복형 웨어러블 로봇의 무게는 약 1kg에 불과하다. 일반 성인이 입는 점퍼 수준과 무게가 비슷하다. 또 근력 보조가 필요할 때만 선택해 로봇과 신체를 연동할 수 있어 전력 낭비가 적은 것도 특징이다. 배터리가 모두 없어지면 평소 일상복처럼 입고 다닐 수 있다.

기존 웨어러블 로봇은 곤충의 껍질과 유사한 외골격형 웨어러블 로봇(Hard wearable robot)이 대부분이었다. 이는 모터나 공압 구동 방식으로 작동 소음이 있고 무거우며 상대적으로 비싼 것이 단점이다. 유연 웨어러블 로봇(Soft wearable robot)은 가볍고 저렴하며 장시간 착용해도 편안해 일상복처럼 입을 수 있다.

연구팀은 앞으로 팔 근력 보조를 넘어 어깨, 허리, 다리 등 전신을 보조할 수 있는 모든 형태의 의복형 웨어러블 로봇을 개발해 근로자뿐 아니라 노약자 일상생활을 보조할 수 있는 편리한 재활기구로도 사용할 수 있도록 발전시킬 계획이다.

박철훈 책임연구원은 “의복형 웨어러블 로봇은 택배, 물류 등 신체 일부분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분야의 작업환경을 개선할 수 있고 고령화 시대의 노동 인력 감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하나의 대안”이라며 “저렴하고 편안한 웨어러블 로봇으로 대중화에 성공해 해외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온라인에 ‘형상기억합금 기반의 옷감 형태 인공 근육으로 동작하는 의복형 웨어러블 로봇(Suit-type wearable robot powered by shape-memory-alloy-based fabric muscle)’이라는 제목으로 6월 24일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