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U+, SKT·KT 향해 "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꼴" 비난...CJ헬로 인수에 나온 쟁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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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U+, SKT·KT 향해 "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꼴" 비난...CJ헬로 인수에 나온 쟁점들
  • 정두용 기자
  • 승인 2019.07.05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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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KT "알뜰폰 사업 빼고 CJ헬로 분리 합병 해야"
LG유플러스 "경쟁사의 트집 잡기"
유료방송의 인수합병 필요성은 공감

LG유플러스가 CJ헬로 인수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SK텔레콤과 KT를 향해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태도”라고 지적했다.

SK텔레콤과 KT는 LG유플러스가 CJ헬로의 알뜰폰을 그대로 흡수하는 것은 “공정경쟁에 위반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두 회사는 지난 5월 과기정통부에 CJ헬로의 인가조건으로 알뜰폰 사업 분리를 요구하는 의견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LG유플러스는 5일 참고자료를 통해 “통신시장 1위이면서 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은 티브로드 인수합병 시 발생하는 시장의 경쟁제한성 은폐를 위해, KT 역시 자사 알뜰폰 가입자를 뺏길까 두려워 LG유플러스의 알뜰폰 인수를 트집 잡고 있다”고 반박했다.

LG유플러스는 5일 참고자료를 통해 CJ헬로 인수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SK텔레콤과 KT를 지적했다. 사진은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LG유플러스 제공]
LG유플러스는 5일 참고자료를 통해 CJ헬로 인수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SK텔레콤과 KT를 지적했다. 사진은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LG유플러스 제공]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이날 국회 언론공정성실현모임이 주최한 '바람직한 유료방송 생태계 조성 방향' 세미나에서 유료방송의 인수합병(M&A) 필요성에 대해서는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알뜰폰 인수에 대해선 확실한 온도차를 보이기도 했다.

SK텔레콤과 KT는 LG유플러스가 CJ헬로의 알뜰폰을 인수하면 ‘1개 이동통신사(MNO)는 1개 알뜰폰(MVNO) 사업자만 둘 수 있다’는 원칙에 위배된다고 보고 있다. 이들은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하려면 알뜰폰 사업을 분리한 상태로 유선방송사업만 인수하는 ‘분리 매각’을 진행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CJ헬로 알뜰폰 가입자는 약 78만명으로 업계 1위다. KT망을 사용하는 가입자는 67만명, SK텔레콤망을 사용하는 가입자가 11만명으로 집계된다. LG유플러스가 CJ헬로 알뜰폰 사업 그대로 가져가면 SK텔레콤과 KT는 LG유플러스에 자사 망을 쓰는 사용자를 내주게 된다.

LG유플러스는 이에 대해 “경쟁사들은 통신시장의 1.2%에 불과한 CJ헬로 알뜰폰을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가 인수하는 것에 주변의 이목을 집중시키려 한다”면서 “사안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2월 CJ헬로 지분 53.92%(4천175만6천주)를 보유한 CJ ENM[035760]으로부터 CJ헬로 전체 지분의 '50%+1주'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3월 공정거래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인허가를 신청했다.

국회 의원회관에서 5일 열린 '바람직한 유료방송 생태계 조성방향' 세미나에 참석한 토론자들 모습.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CJ헬로 알뜰폰 사업부 인수 등에 대한 첨예한 의견차이를 보였다. [사진=연합뉴스]
국회 의원회관에서 5일 열린 '바람직한 유료방송 생태계 조성방향' 세미나에 참석한 토론자들 모습.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CJ헬로 알뜰폰 사업부 인수 등에 대한 첨예한 의견차이를 보였다. [사진=연합뉴스]

쟁점① 헬로모바일의 독행기업 여부

독행기업은 업계에서 독과점을 막아내는 역할을 하는 기업을 말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016년 CJ헬로가 독행기업이라 SK브로드밴드와 합병이 불가하다는 이유 중 하나로 들었다. 당시 공정위는 이동통신 소매시장에서 경쟁 압력이 크게 줄어들 우려가 있다고 봤다.

SK텔레콤은 CJ헬로 알뜰폰 사업 부문이 독행기업이라고 보고 있다. LG유플러스의 규모와는 상관 없이 헬로모바일이 이통사 자회사가 되는 순간 독행기업 역할이 소멸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LG유플러스의 헬로모바일 인수가 과거의 사례의 기준을 똑같이 적용해, 인수를 허용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LG유플러스는 이에 대해 “CJ헬로는 독행기업이 아니다”고 반박하고 있다.

독행기업 여부는 최근 3년간 매출액 증가율 추이와 점유율 등 시장에서의 지위를 통해 정해지는데, 이를 살펴보면 CJ헬로를 현재 독행기업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CJ헬로는 2013년 약 24%였던 알뜰폰 시장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감소해 지난해는 10% 미만으로 추정된다. 알뜰폰 매출액 증가율 역시 2015년 27%를 상회하다 2016년부터 급격히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역성장(마이너스) 했다.

독행기업은 기업이 경쟁을 주도해 최근 일정 기간 동안 점유율이 급격히 증가했거나 장기간 일정 점유율을 지속 유지하고 있는 경우에만 인정이 되는데, CJ헬로는 그렇지 않다는 분석이다.

또한, LG유플러스는 과거 공정위가 ‘CJ헬로가 독행기업이라 SK브로드밴드와 합병이 불가하다’고 판단했던 상황과 지금은 다르다고 주장했다. 당시 공정위는 이동통신 시장 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과의 합병을 전제로 했기 때문에 나온 결과라는 입장이다.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은 MNO 시장 점유율 1위인 지배적 사업자로, CJ헬로와의 결합으로 2위 사업자와 점유율 격차가 매우 커 경쟁제한이 추정됐다”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과 달리 MNO 시장 3위 사업자이며, 알뜰폰 시장에서도 10% 미만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LG유플러스의 알뜰폰 자회사인 미디어로그는 MVNO 시장 점유율은 4%대다. CJ헬로를 인수한다 해도 두 회사의 합산 점유율은 15%대로 SK텔레콤 사례와 달리 인수에 따른 경쟁제한성이 추정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쟁점② ‘1개 이동통신사는 1개 알뜰폰’ 원칙

정부는 지난 2014년 '하나의 MNO(이동통신사)는 하나의 MVNO(알뜰폰) 사업자만 둘 수 있다'는 원칙을 시행하고 있다. 이통사 계열 점유율이 전체 50%를 넘어선 안된다는 기준도 이때 만들어졌다.

LG유플러스는 자회사 미디어로그를 통해 알뜰폰 사업을 하고 있다. SK텔레콤과 KT는 LG유플러스가 CJ헬로의 알뜰폰 부문도 합병하면 복수의 사업자를 운영해 원칙에 위배된다고 지적한다.

또한, 이들은 40여개 사업자가 경쟁 중인 알뜰폰 시장에서 이통사의 지배력이 더 크게 전이될 수 있다는 점도 우려되는 사안이라고 봤다. 이통3사가 각각 운영하는 알뜰폰 전체 점유율은 지난해 12월말 기준으로 23.8%다. LG유플러스가 CJ헬로 알뜰폰 가입자를 흡수하면 점유율은 33.7%로 약 10%포인트 높아진다.

LG유플러스는 이에 대해 현행 전기통신사업법은 MNO가 복수의 알뜰폰을 자회사로 운영하는 것을 전혀 금지하고 있지 않아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2014년 정부가 발표한 ‘알뜰폰 활성화 방안 MVNO 등록조건’을 봐도 자회사 수를 제한하고 있지 않다.

쟁점③ CJ헬로 가입자의 SK텔레콤ㆍKT망 사용

CJ헬로는 그동안 KT망(85%)과 SK텔레콤(15%) 망을 임대해 헬로모바일 가입자들에게 알뜰폰 서비스를 제공했다.

SK텔레콤과 KT는 헬로모바일 가입자들의 망을 LG유플러스로 전환시키려고 과도한 요금 및 서비스 우대 정책을 시행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차별적 타깃 정책 등 이용자 차별 행위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셈이다.

LG유플러스는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소비자 선택권 제한 시 정부의 처벌을 받게 되어 있어서 LG유플러스가 타사 가입자를 동의 없이 전환 또는 유도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해명했다.

LG유플러스는 또 “CJ헬로에 알뜰폰 사업만 남게 되면 현실적으로 이를 인수하여 제대로 운영할 수 있는 사업자는 없을 것”이라는 이유도 들었다.

SK텔레콤이나 KT는 LG유플러스보다 높은 시장점유율을 가지고 있어, 인수 시 높은 경쟁제한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른 알뜰폰 사업자는 하락세인 CJ헬로 알뜰폰에 성장 동력을 제공하는 데에 분명한 한계가 있다고 보고 있다.

정두용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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