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업계 올 상반기 주식성적, 롯데정밀 이홍열 '1위'...코오롱인더 장희구 '꼴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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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화학업계 올 상반기 주식성적, 롯데정밀 이홍열 '1위'...코오롱인더 장희구 '꼴찌'
  • 박근우 기자
  • 승인 2019.07.05 07: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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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매출 1조 석유화학 상장사 21곳 올 상반기 CEO 주식성적 평가 조사
-롯데정밀화학 32.3% ↑ 급등…코오롱인더스트리  21.8%↓ 급락 
-코오롱인더스트리 주가 하락으로 (주)코오롱 주식평가액 1000억 이상 증발

올해 상반기 석유화학업계 CEO 주식성적 평가조사에서 이홍열 롯데정밀화학 대표이사가 1위, 장희구 코오롱인더스트리 대표이사가 꼴찌로 나타났다.  

<녹색경제신문>은 국내 석유화학 업계에서 매출 1조 넘는 상장사 21곳을 대상으로 올해 1월 2일 대비 7월2일 기준 주식가치 변동을 전수 조사한 결과를 5일 발표했다. 

이 기간 동안 롯데정밀화학 이홍열 대표이사가 올 상반기 중 석유화학 업계 대기업 중 가장 큰 폭으로 주식 가치를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코오롱인더스트리 장희구 대표이사는 가장 큰 폭으로 주가가 하락한 최고경영자(CEO)의 불명예를 안았다.

이홍렬 롯데정밀화학 대표이사 CEO

이홍열 롯데정밀화학 대표는 올 1월2일 4만 450원이던 주가를 7월2일 기준으로 5만 3500원으로 반 년 사이에 32.3%나 상승시켰다. 동종 업계 대기업 중에서는 주가상승률이 최고치를 찍은 것. 

이 대표와 함께 가장 크게 웃은 기업은 롯데정밀화학의 최대주주인 롯데케미칼이다. 롯데케미칼은 롯데정밀밀화학 주식을 31% 정도 보유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연초 주식평가액이 3248억 원이었는데 상반기 말에는 4296억 원으로 껑충 뛰었다. 6개월 사이에 주식 자산이 1000억 원 넘게 불어난 것이다. 

롯데케미칼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이 다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올 상반기 주식성적만 놓고 보면 이홍열 대표는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에게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은 셈이다. 

LG생활건강 차석용 대표이사 부회장도 주가를 18%나 증가시키며 업계 2위 자리를 지켰다. 이어 3위 한화케미칼(17.4%↑) 김창범 대표이사, 4위 금호석유화학(12.1%↑) 박찬구·문동준 대표이사, 5위 효성화학(9%↑) 박준형 대표이사 순으로 올 상반기 주가 성적이 우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 롯데정밀화학 32.3% 상승 1위...코오롱인더스트리, 20% 이상 급락 

반면 코오롱인더스트리 장희구 대표이사는 올 상반기에만 21.8%나 주가가 폭락하면서 울상을 지었다.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올 1월초 주가는 5만 6600원인데 7월초에는 4만 4250원으로 20% 넘게 주저앉았다. 

조사 대상 석유화학 업체 중 6개월 사이에 20% 이상 주가가 급락한 업체는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유일했다. 그만큼 이 회사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들이 크게 실망했다는 의미다. 

장희구 코오롱인더스트리 대표이사 CEO
장희구 코오롱인더스트리 대표이사 CEO

특히 코오롱인더스트리의 매월초 주가 변동 현황을 살펴보면 2월초에 5만 8700원으로 1월초보다 소폭 상승하는가 싶더니 3월부터 6월까지 연속 내리막길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5월에는 5만 원대에서 무너지더니 6월에는 가까스로 4만 원대를 방어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주가 하락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곳은 (주)코오롱이다. 코오롱인더의 최대주주가 바로 (주)코오롱이다. 

(주)코오롱이 보유한 코오롱인더스트리 주식지분 가치는 연초 5073억 원이었는데 7월초에는 3824억 원으로 주식자산이 크게 쪼그라들었다. 6개월 사이에 1248억 원이나 되는 주식자산이 증발했다. 

이같은 주식 손실액은 최근 인보사 피해자 244명이 소송을 제기한 금액인 25억 원의 50배 수준이다. (주)코오롱의 최대주주는 이웅열 전 회장이다. 결국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주식가치 하락은 이웅열 전 회장의 주식재산도 크게 갉아먹은 셈이다. 

이웅열 전 회장의 아들인 이규호 전무는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 최고운영책임자(COO)다. 이 전무가 담당하는 패션부문의 실적이 여전히 저조해 코오롱인더스트리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코오롱인더스트리 주가 급락에 대해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인보사 사태로 인한 영향이 크다는 의견이 높다. 그룹의 신뢰성에 크게 반감을 품은 투자자가 많아졌다는 것. 

코오롱 관계자는 "상반기 실적은 나쁘지 않다"며 "코오롱인더스트리 주가와 인보사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고 밝혔다.

주가 하락 원인을 인보사 사태가 전적으로 작용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코오롱그룹의 다른 상장사 중 한 곳인 코오롱글로벌의 경우 1월2일 7120원이던 주가가 7월2일에는 1만 750원으로 무려 51%나 상승했기 때문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와 코오롱글로벌은 매출 규모면에서는 3조 원대로 서로 비등한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올 상반기 주식 성적표는 극과 극을 달려 대조적이다. 일각에서는 코오롱인더스트리 장희구 대표이사의 리더십에 물음표를 던진다. 

문제는 올 하반기에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시장의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는지 여부다. 최근 <녹색경제신문>은 [코오롱인더, 인건비 1천억 원 증발한 엉터리 사업보고서에 '배짱 대처'..."알고도 안 고쳐"] 기사에서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지난 2017년 사업보고서에 명시된 직원 급여총액이 1000억 원이나 누락된 사실을 단독 보도한 바 있다. 2412억 원으로 명시해야 할 급여총액을 1412억 원으로 잘못 표기해 정정 공시가 필요하다는 내용이다. 

본지 보도 이후 12시간 만에 코오롱인더스트리는신속하게 정정 공시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타이밍은 너무 늦었다. 이미 1년 전에 해당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정정 공시를 하지 않았으나 언론 보도가 나간 이후에야 정정 공시를 했기 때문. 자율공시가 아닌 타율공시가 돼 버렸다.

이는 크게 보면 인보사 사태와 비슷한 형국이다. 잘못된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제대로 된 정보를 알려주지 않아 수많은 피해자가 생긴 것은 결국 ‘신뢰’의 문제로 응축된다. 

업계 관계자는 "코오롱그룹의 핵심 계열사를 이끌어가는 코오롱인더 장희구 대표는 어떤 프로세스를 통해 시장에서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대안이 필요하다"며 "그래야 하반기 주식 시장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반응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장희구 대표이사의 공식 임기는 2021년 3월까지다. 지금과 같은 주식 하락을 다시 상승세로 끌어올리지 못할 경우 연임은 고사하고 중도 퇴임까지도 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코오롱인더스트리 장희구 대표 이외에 아모레퍼시픽(17.3%↓) 안세홍 대표이사, SK케미칼(17.1%↓) 김철·전광현 대표이사, 한화(12.6%↓) 옥경석 대표이사, 대한유화(10.5%↓) 정영태 대표이사 등도 올 상반기 주식성적표가 10% 이상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이번 조사는 <녹색경제신문>이 국내 상장사 중 매출 1조 넘는 석유화학 업체 21곳을 대상으로 올 1월2일 대비 7월2일 보통주 주식(종가기준) 증감률을 조사해 분석한 결과다. 

조사 결과 21곳 중 9곳은 사이에 주가가 오른 반면 12곳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CEO는 대표이사 기준이다. 21개 석유화학 업체 중 7월2일 기준 주식평가액이 가장 높은 주인공은 KCC 주식을 보유한 정몽진 회장이었다. 정 회장의 주식재산은 5375억 원에 달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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