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조리원 등 학교 비정규직 2만2천명 파업 '초비상'…2천800개교 대체급식·단축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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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식조리원 등 학교 비정규직 2만2천명 파업 '초비상'…2천800개교 대체급식·단축수업
  • 박근우 기자
  • 승인 2019.07.03 16: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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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연대회의-교육당국 9∼10일 교섭이 분수령

전국 학교가 비정규직 파업으로 초비상 사태에 빠졌다.

급식조리원을 비롯한 전국의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 2만2천여명이 3일 파업에 들어가 일부 학교에서 급식과 돌봄교실 운영에 차질이 빚어졌다.

전국교육공무직본부와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전국여성노조 등이 속한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이하 연대회의)는 이날부터 사흘간 임금인상과 차별 해소 등을 요구하며 총파업에 들어갔다.

교육부는 이날 1만585개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에 근무하는 비정규직(교육공무직) 직원 15만2천181명 중 14.4%인 2만2천4명이 파업에 참여한 것으로 파악했다.

앞서 연대회의는 6천개 학교에서 연인원 9만명 이상이 파업에 참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대회의 조합원은 9만5천117명이다.

교육부 집계에 따르면 이날 서울 105곳, 경기 842곳 등 전국 1만438개 학교 중 26.8%인 2천802곳에서 단축 수업을 하거나 대체급식을 제공했다. 

3일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열린 서울학교비정규직 연대회의 총파업 출정식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 중 1천757개 학교는 빵과 우유 등으로 대체식을 제공했고 589개 학교는 학생들에게 도시락을 지참하도록 했다. 230개 학교는 급식이 필요 없도록 단축수업을 했다.

745개 학교는 기말고사로 급식을 하지 않았다.

세종에서는 공립 129개 학교 중 절반이 넘는 74개 학교가 빵과 우유를 제공하거나 도시락을 지참하도록 하는 등 대체급식을 했고 광주에서도 공립학교 중 52%가 대체급식이나 단축수업을 했다. 

이날 파업은 일찌감치 예고돼 교육 당국이 대책을 마련한 만큼 학교 현장에서 큰 혼란은 없었다. 그러나 도시락을 만들거나 단축수업으로 이른 하교 마중을 나가야 했던 학부모들은 일부 불편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번 파업은 2017년 1만5천여명이 파업해 1천929개 학교 급식이 중단됐던 것보다 규모가 커졌다.

연대회의는 이날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집회를 연 뒤 민주노총이 개최한 전국노동자대회에 합류했다. 앞서 서울지역 조합원들은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광화문광장까지 행진했다.

교육부와 각 교육청은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인원을 활용해 급식이 정상운영되도록 최대한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총파업이 시작된 3일 경기도 수원시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대체식을 받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일부 학교에서는 돌봄교실 운영도 차질을 빚었다. 각 교육청은 교직원을 투입해 돌봄교실을 운영하기로 했으나 5천921개 학교 중 139개 학교에서 초등돌봄교실 운영이 중단됐다.

연대회의는 기본급 6.24% 인상과 근속급·복리후생비 등에서 정규직과 차별 해소, 현재 60% 수준인 임금 수준을 공무원 최하위 직급의 80%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공정임금제' 시행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교육 당국은 예산 한계 등 때문에 기본급은 1.8% 정도만 올릴 수 있으며, 공정임금제는 모든 직군에서 일괄 시행이 아닌 직무에 맞는 적정임금을 도출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파업은 일단 5일까지 사흘간 예정돼 있지만 연대회의는 상황에 따라 파업이 연장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교육당국과 연대회의는 9∼10일 세종시 시도교육감협의회 사무실에서 교섭을 이어갈 계획이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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