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아닌 ‘헬기’ 타고 울릉도 간다
상태바
‘배’ 아닌 ‘헬기’ 타고 울릉도 간다
  • 정종오 기자
  • 승인 2019.07.03 08: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재성 스타항공우주 대표, 국내 헬기투어…그 시작 알리다
김포에서 울릉도, 영덕에서 울릉도에 헬기가 운항된다. 스타항공우주가 보유하고 있는 14인승 헬기.[사진=스타항공우주]
김포에서 울릉도, 영덕에서 울릉도까지 헬기가 운항된다. 스타항공우주가 보유하고 있는 14인승 헬기.[사진=스타항공우주]

“3년 정도는 적자가 예상된다. 각오하고 있는 일이다. 그래도 나는 이 길을 갈 것이다.  예천천문우주센터를 시작으로 항공사업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울릉도는 그동안 배를 이용해서 가는 길밖에 없었다. 이번에 우리가 헬기를 투입하면서 이제 하늘길이 열린다.”

조재성 스타항공우주 대표의 첫 말이다. 최근 국내에서 헬기 투어를 본격 시작하면서 당분간 버는 돈보다 들어가는 게 더 많을 것으로 그는 판단하고 있다. 2002년 경북 예천에 예천어린이우주과학관 설립을 시작으로 2004년 별천문대, 2005년 예천천문우주센터, 2008년 예천우주환경체험관, 2009년 항공사를 설립했다.

하늘은 인류의 거울이다. 하늘은 동경의 대상이다. 울 때도, 웃을 때도, 슬플 때도, 기분 좋을 때도 고개 들어 하늘을 본다. 하늘에 떠가는 구름을 보며 기쁨과 슬픔을 나눈다. 파란 하늘을 보며 위로를 받는다. 밤하늘을 수놓는 별을 보며 과거와 현재, 미래를 떠올린다. 하늘은 인류의 영원한 로망이다.

조 사장은 별과 우주, 항공을 아우르는 사업으로 영역을 조금씩 확대하고 있다. 조 사장은 “김포 공항에서 울릉도까지 헬기를 이용한 2박 3일 일정의 패키지 상품도 마련돼 있다”며 “앞으로 국내에서 헬기 투어를 확대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스타항공우주는 지난 6월 경북 영덕과 울릉도에서 헬기 투어를 시작했다. 영덕과 울릉도에서 헬기를 타고 관광할 때 10분에 약 15만 원의 비용을 받는다. 조 사장은 “우리가 책정한 국내 헬기 관광 요금은 외국 서비스와 비슷하거나 조금 싼 편”이라며 “국내에서 이용하기에는 비싸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하늘에서 보는 우리나라 경치는 세계적 상품이고 충분한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넘어야 할 산이 없는 것은 아니다. 조 사장도 “항공기는 자동차와 같이 꼭 필요한 이동수단이 됐는데 아직 소음 원인이라거나 위험하다는 선입견이 있는 게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스타항공우주는 무엇보다 안전을 먼저 생각한다. 모든 항공기는 정기적으로 항공청으로부터 비행에 적합하다는 항공기 성능과 안전성 점검을 모니터링 받는다. 모든 항공기는 운항시간과 기간에 따라 모든 부품을 정기적으로 교환하는 정비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다.

조재성 스타항공우주 대표. 조 사장은 "천문대에서 항공으로, 장기적으로 우주로까지 진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사진=스타항공우주]
조재성 스타항공우주 대표. 조 사장은 "천문대에서 항공으로, 장기적으로 우주로까지 진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사진=스타항공우주]

조 사장은 “승객이 탑승하는 항공기와 항공사는 항공안전관리시스템(Safety Manegement System)에 따라 관리되고 있어 어떤 교통수단보다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완벽한 점검과 관리에도 불구하고 피할 수 없는 사고가 발생했을 때도 대처 방안을 마련해 놓고 있다. 조 사장은 “헬기는 프로펠러가 멈추면 곧바로 수직으로 떨어질 것으로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며 “날아가는 속도가 있어 비스듬히 떨어지고 여기에 땅에 추락 직전 공기를 뿜어 그 순간 추락 속도를 늦추는 비상 시스템도 있다”고 설명했다.

스타항공우주는 영덕과 울릉도 헬기투어뿐 아니라 전국을 대상으로 전세운송 서비스도 하고 있다. 얼마 전, 유럽 프리미어리그에서 뛰고 있는 축구 스타 손흥민 선수가 스타항공우주 헬기를 이용하기도 했다. 조 사장은 “2주일 전에 예약을 통해 전국 어디든 헬기를 이용한 운송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며 “앞으로 헬기 투어는 새로운 여행 서비스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타항공우주는 지난 6월 5일 부산지방항공청 허가를 받아 울릉도와 영덕에서 관광 헬기 운항을 시작했다. 울릉도는 화산섬의 수려한 관광자원과 고유의 섬 문화를 가진 문화관광의 보고이다. 그런데도 해상교통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는 한계로 관광사업 성장에 어려움이 많았다.

또 영덕은 수려한 해변관광자원이 풍부한 곳임에도 그동안 접근성 문제로 성장에 발목을 잡혔다가 동서 고속도로의 개통과 동해안 철도개통으로 관광객이 큰 폭으로 늘어나 동해안 최고의 관광지로 발돋움하고 있다. 울릉도와 영덕은 관광사업 활성화가 지자체의 가장 중요한 사업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런 지자체 욕구와 스타항공우주의 헬기 투어가 접점을 찾은 셈이다.

김포에서 울릉도로, 영덕에서 울릉도까지 헬기를 이용할 수 있다. 조 사장은 “바닷길을 이용하면 영덕에서 울릉도까지 3시간이 걸린다”며 “헬기를 타고 가면 4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울릉도에 항상 헬기가 대기하고 있어 투어뿐 아니라 지역민들에게는 응급 수송수단으로도 이용할 수 있다.

조 사장은 “울릉도에 상주하는 관광 헬기는 앞으로 빠르고 편리한 이동을 원하는 승객과 응급환자 수송 등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며 “울릉공항 개항 전에라도 울릉군민의 갈증을 일부라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스타항공우주는 울릉공항이 개항되면 항공기도 취항할 예정이다. 한편 스타항공우주는 현재 12대의 비행기를 갖고 있다. 헬기 10대와 비행기 2대이다. 이중 S-76 헬기는 14명이 탑승할 수 있는 기종이다. 스타항공우주는 헬기 투어를 시작으로 장기 과제로는 민간우주 관광사업에도 나설 예정이다.

조 사장은 “천문학은 흔히 겸손의 학문이라고 하는데 그 이유는 알면 알수록 우주에서 지구와 인류가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티끌만큼 작아지기 때문”이라며 “천문대를 시작으로 항공으로, 앞으로 우주 관광에까지 나아갈 생각인데 겸손이라는 철학을 마음에 늘 새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타항공우주가 보유하고 있는 헬기와 비행기.[사진=스타항공우주]
스타항공우주가 보유하고 있는 헬기와 비행기.[사진=스타항공우주]

 

정종오 기자  science@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