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장석복 교수 “서두르지 않고 기본을 중요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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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장석복 교수 “서두르지 않고 기본을 중요시하자”
  • 정종오 기자
  • 승인 2019.07.0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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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수소 결합 활성화 촉매반응개발’ 분야 선두 주자
장석복 교수.[사진=과기정통부]
장석복 교수.[사진=과기정통부]

탄화수소는 석유와 천연가스 등 자연에 대량 존재하고 있다. 지금껏 인류는 이를 에너지 원료로 사용해 왔는데 정밀화학 원료물질로 이용해 오지는 못하고 있다. 수십 년간 화학계가 이 난제에 도전해왔는데 쉽게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

장석복 KAIST 특훈교수(IBS 분자활성 촉매반응 연구단장)는 유기화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이다. 반응단계를 획기적으로 줄여주고 부산물을 덜 만들어내게 하는 새로운 촉매반응 개발에서 탁월한 연구 성과로 세계 연구를 선도하고 있다. 탄화수소는 반응성이 낮아 유기합성이나 화학 공정의 원료물질로 직접 이용되기 어렵다. 장 교수 연구팀은 탄화수소의 결합을 활성화 시킬 수 있는 효과적이며 선택적 촉매시스템의 개발을 이어오고 있다. 장 교수가 그동안 성취한 전이금속 촉매반응 개발 성과는 합성화학, 제약산업, 소재 산업 등의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수 있는 강력한 새로운 화학반응 수단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수상 소감 부탁드린다.

▲과분한 상을 받게 돼 영광이다. 많은 분께 감사한다. 운이 좋아 동료 선후배 분들보다 더 나은 여건에서 연구해 올 수 있었다. 이런 면에서 송구스럽다. 그나마 이런 평가를 받게 된 연구 성과는 저 혼자 만들어 온 것이 아니고 많은 졸업생과 현 구성원들이 협업해 온 결과물이다.

-연구하고 있는 분야는 화학계가 풀지 못한 오래된 난제로 꼽힌다. 화학을 전공하고 탄소-수소 결합 활성화 과정의 메커니즘 규명 연구에 도전하게 된 이유가 궁금하다.

▲화학에 처음 흥미를 느끼게 해주신 분은 고등학교 선생님이셨다. 이후 운이 좋게도 제가 닮고 싶은 많은 분을 만나게 되면서 저희 흥미가 전공으로 바뀌게 되는 운명을 맞았다. 학위과정 각 단계에서 좋은 스승님들을 만나는 행운도 따랐다. 연구의 즐거움을 함께 나눌 수 있었던 동료들도 있었기에 가능했다. 지금 우리 연구팀이 주요 연구제로 삼고 있는 촉매반응 연구는 제가 박사학위 기간 연구했던 분야가 그 기반이 됐다.

-일반 국민은 이 연구가 어떤 내용인지 이해하기 쉽지 않다.

▲우리가 연료로 쓰고 있는 메탄, 프로판이나 부탄 등은 자연계에 많이 존재하고 있는 탄화수소라는 화합물이다. 지금까지는 산화시켜 에너지를 제공하는 연료로만 사용됐는데 이를 출발물질로 사용해 적절한 반응을 통해 더욱 중요한 분자로 만들지는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탄화수소를 적절한 조건 아래에서 반응시킬 수 있는 효율적 합성수단이 없었기 때문이다. 우리 연구팀은 이러한 목적을 위한 촉매반응 시스템을 개발해 오고 있다.

-앞으로 도전하게 될 연구는 어떤 내용인지.

▲우리 연구팀은 저반응성 유기분자의 탄소-수소 결합 활성화 과정에 대한 기초원리를 규명하는 데 우선 집중하고 있다. 특히 금속촉매가 이러한 활성화를 매개할 수 있는 조건과 시스템을 개발해 실제 유기화학 반응에 적용하려는 연구에 도전하고 있다. 이 촉매시스템을 이용하면 천연가스의 주성분인 메탄 등의 저분자량 탄화수소에 유용한 작용기를 도입할 수 있다. 탄화수소의 새로운 적용성을 개발하는 과학적 진보를 명확히 성취하는 것이 향후의 연구 목표이다.

-연구와 더불어 후학 양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연구하는 학생들에게 강조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학생들에게 학위 기간 장차 독립적 연구자로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하라고 강조하고 싶다. 물론 연구의 시작점을 지도교수가 제공하는 것은 필요한데 그 이후의 과정부터는 학생들 본인이 연구를 계획하고 결과를 해석하고 그 이후의 응용까지 제시할 수 있는 독립적 역량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 학위과정 이후에는 결국 독립적인 연구자로 자신의 연구 경력을 시작하고 발전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연구철학, 좌우명 등이 있다면 듣고 싶다.

▲ “서두르지 않고 기본을 중요시하자”이다. 새로운 촉매반응을 개발하고자 하는 우리 연구 방향 아래에서는 메커니즘의 규명이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이를 위해 세부단계를 명확히 규명하고 정확히 이해해야 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 단계에서보다 인내할 수 있어야 하고 다음의 아이디어를 도출할 수 있는 새로운 영감을 지녀야 한다.

-미래 과학자를 꿈꾸는 어린 학생들이 그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도움 말씀 부탁드린다.

▲과학자의 시작점은 자연의 여러 자연현상에 대해 당연히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동시에 자신이 현재 이해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의문과 궁금함을 가지고 그 답을 알아보고자 하는 것도 과학자가 갖춰야 할 중요한 면이다. 새로운 점을 발견하는 사람들이 바로 과학자이기 때문이다. 재미를 느끼며 상상력을 키우는 것도 당연히 중요하다.

정종오 기자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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