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를 품다] 북반구 중위도 ‘겨울 한파, 여름 폭염’ 공식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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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를 품다] 북반구 중위도 ‘겨울 한파, 여름 폭염’ 공식화?
  • 정종오 기자
  • 승인 2019.06.25 14: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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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 온난화…중위도 지역 ‘극심한 날씨’ 고통
2015년 9월 북극해 취재당시 촬영했던 북극 해빙.[사진=정종오 기자]
2015년 9월 북극해 취재당시 촬영했던 북극 해빙.[사진=정종오 기자]

전 세계적으로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프랑스와 독일 등 유럽에는 이번 주 최고 기온이 40도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유럽 전체가 폭염 대책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우리나라도 25일 현재 서울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폭염 특보가 발령됐다. 앞서 지난 1일 인도에서도 불볕더위가 덮쳤다. 인도 기상청은 지난 1(현지 시각) 북부 라자스탄의 사막 도시 추루에서 최고 50.6도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2016년 역대 최고 기온인 51도를 기록한 이후 두 번째로 높은 기온이다. 수도 뉴델리 역시 46도가 넘는 숨 막히는 더위가 이어졌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기상청은 25서울, 경기내륙과 강원 영서(2510시 발효), 경북내륙에는 폭염특보가 발표됐다“26일까지 낮 기온이 33도 내외로 오르는 곳이 있겠고 내륙을 중심으로 기온이 30도 이상 올라 건강관리에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21세기 들어 북반구 중위도 지역에 특정 패턴의 날씨 유형이 고착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겨울에는 한파, 여름에는 폭염이란 유형이다. 실제 최근 날씨 유형을 분석해 보면 이 같은 말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시켜 준다. 지난해에 이어 때 이른 6월에 북반구 중위도 지역을 중심으로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최근 그동안 가장 뜨거웠던 기온을 발표한 바 있다. 19137, 미국 캘리포니아주 데스밸리(Death Valley) 퍼니스 크릭(Furnace Creek)에서 관측된 온도는 무려 56.7. 지금까지 가장 높았던 기록이다. 이어 두 번째로 뜨거웠던 기온은 1931년 튀니지 케빌리(Kebili) 지역에서 관측된 55도였다. 세 번째로 높은 온도를 보였던 때는 2016721일 쿠웨이트 미트리바(Mitribah)2017528일 파키스탄 투르바트(Turbat)에서 관측된 54도였다. WMO가 이들 두 지역의 당시 기록을 정밀 분석한 결과 미트리바는 53.9, 투르바트에서는 53.7도였던 것으로 확정했다.

이 기록에서 한 가지 눈여겨볼 점은 세 번째와 네 번째 뜨거웠던 기록이 2016, 2017년 등 최근에 일어났다는 데 있다. 전문가들은 이 기록은 앞으로 깨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더 뜨거워질 것이란 진단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겨울 한파, 여름 폭염은 지구 온난화와 무관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특히 북극 온난화에 따른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최근 미국 항공우주국(NASA) 기후변화 자료를 보면 지난 4월을 기준으로 북극해 얼음 면적이 1979년 인공위성 관측 이래 최소 면적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북극 해빙(바다얼음)의 규모에 따라 지구에 미치는 영향은 절대적이다. 북극 해빙이 줄어들면 이른바 피드백효과로 더 많은 해빙이 녹는다. 즉 해빙은 햇볕을 반사하는데 해빙이 줄면 햇볕을 더 많이 흡수하면서 북극 온도가 더 빠르게 상승한다. 이는 또다시 해빙을 더 많이 녹게 만드는 등 악순환을 반복한다.

무엇보다 북극 해빙의 규모에 따라 제트기류에 영향을 미쳐 북반구 중위도 지역 날씨를 좌우한다. 해빙이 평균 이상 존재하면 겨울에는 제트기류가 강하고 여름에는 약해진다. 이 같은 시스템에서는 겨울에는 제트기류가 강해 북극의 한파가 중위도 지역으로 내려오지 못한다. 한파가 없다. 반면 여름에는 제트기류가 약해 북극의 찬 공기가 내려와 더위를 식혀준다.

북극 온난화가 다른 지역보다 더 빠르게 진행되면서 제트기류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겨울엔 강하고, 여름엔 약한제트기류 시스템이 거꾸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온난화 때문에 겨울에 제트기류가 약해 북극 찬 공기가 중위도 지역까지 내려온다. 이 때문에 가뜩이나 추운데 북극 찬 공기까지 합쳐지면서 한파가 찾아온다. 반대로 여름에는 제트기류가 강해 북극의 찬 공기가 정체돼 중위도 지역까지 뻗지 못한다. 더운 날씨를 식혀줄 북극 찬 공기가 막히면서 폭염이 기승을 부린다. 무엇보다 적도의 높은 온도와 북극의 낮은 온도가 구성되면서 대기가 순환해야 하는데 북극 온난화로 이 순환까지도 정체되는 등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구 온난화를 피부로 느끼지는 못하는데 현재 북반구 중위도 지역에서 겨울 한파, 여름 폭염이란 날씨 유형을 보면 온난화 정도를 어느 정도 느낄 수 있다북극 얼음이 계속 줄어들면 한파와 폭염을 떠나 예측 불가능한 극심한 날씨가 지구촌을 뒤덮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기상청은 폭염특보가 내려지면 온열 질환 발생 가능성이 있어 격렬한 야외활동은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바깥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오후 2시부터 5시 사이에는 옥외 작업을 중단하고 휴식시간을 늘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가금류를 중심으로 열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어 축사 내 온도 조절과 축사 청결 관리에도 유의해 줄 것은 당부했다.

인공위성이 찍은 남극(왼쪽)과 북극의 얼음. 얼음의 규모에 따라 지구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사진=-NASA]
인공위성이 찍은 남극(왼쪽)과 북극의 얼음. 얼음의 규모에 따라 지구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사진=-NASA]

 

정종오 기자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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