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동아시아 정책과 한국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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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동아시아 정책과 한국의 선택
  • 조원영
  • 승인 2015.10.30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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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경영인클럽(회장 김동욱 전 국회 재경위원장)은 지난달 16일 서울 중구 플라자 호텔에서 「미국의 동아시아 정책과 한국의 선택」을 주제로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 초청 조찬회를 개최했다. 강연 내용을 요약한다.

미국의 우려

중국이 강대화와 주변 국가 영토의 소유권을 주장하는 가운데 미국의 아시아 우방 국가에 대한 정책이 변하고 있다. 여기서 한국의 역할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한․미가 현재 사실 상 관계가 좋지 않다. 미국 워싱턴의 분위기는 한국의 정책과 움직임을 우려하고 있다. 여전히 최강국이며 한․미 동맹관계이므로 미국에 대해 잘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우선 「온고지신」(溫故知新)이란 말이 있듯이, 과거 역사에서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미국이 아시아에 나타난 것은 19세기 중반이다. 일본에 그들이 생전 처음 본 증기선이 나타났고 그 이후 발달된 미국 신문화를 받아 들이기 시작했다.

그 때 한국도 선택의 여지가 있었다. 1866년 대동강에서 미국 배가 좌초되었고, 1876년 신미양요 때 조선을 개항시키기 위해 미국이 들어 왔고 전투결과 일방적인 승리를 했으나 미국은 철수했다.

무역이 목표였는데 전투를 치르며 한국은 죽음을 무릅 쓰고 달려들었기에 목적에 맞지 않아 철수를 한 것이다. 그런데 한국은 미국을 물리쳤다며 기뻐하기만 했을 뿐 미국과의 전투 상황을 분석하는 대신 계속 쇄국 정책을 썼다.

그러다가 임오군란이 일어나 청나라와 일본이 톈진조약을 맺었다. 그리고 1894년 갑오동학혁명이 일어났다. 조선 왕조에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청나라에 도움을 청하였고, 이미 맺어진 톈진조약에 의해 일본군까지 조선에 들어 온 것이다. 이 때 미국의 신문물을 받아 들여 최강의 일본군은 청일전쟁에서 승리하게 된다.

우리나라 땅에서 청일전쟁이 일어나고 일본이 승리하여 세계적 주목을 받게 됐다. 마침 러시아가 크림전쟁을 일으켰고 유럽과 미국은 태평양 쪽으로 내려 오는 러시아를 막아야 되는데, 일본군이 승리하자 일본을 이용하여 러시아를 막겠다고 생각하였다. 결국 조선이 일본을 띄워 준 셈이다.

쇄국정책의 폐단

구한말 조선은 나라 밖의 세상을 모르고, 우리 땅에서 일어난 사건에 대해서도 사실 파악을 제대로 못 하니 화를 자초하게 됐다. 1904년에 일어난 러일전쟁 이후 1905년 미국이 아시아에 대규모 사절단을 보냈다. 일본 ․ 중국 ․ 필리핀을 순회하고 돌아 갔다.

그 때에도 대통령 딸이 조선에 관광 목적으로 들렀는데 조선에선 조약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고종 임금까지 나서서 극진한 대접을 했다. 그 후 미국으로 사절단을 보냈으나 미국 대통령은 이미 조선을 일본에 넘겼기에 조선의 독자적 외교는 성립 안 된다며 접견을 거부했다.

최근의 동아시아 상황을 살펴 보자.
중국이 「도강양회」라는 말이 있듯이 칼날을 숨기고 어둠속에서 힘을 기른다. 지금은 일어서는 단계로, 일찍이 등소평 주석이 앞으로 50년 동안은 미국에 대들지 말라고 했는데 그 말보다 10년 정도 일찍 튀어 나왔다.

2003년에 중국의 선저우 유인 우주선이 성공함으로써 난리가 난 적이 있는데, 유인 우주선 성공을 전후 하여 중국이 튀어 나온 것이다. 이 것은 최고 군사 기술이 있다는 것을 뜻한다.

그런데 1960년대에 성공한 미국과 비교하면 자그마치 40년이나 뒤쳐진 것이나, 마치 미국과 대등한 자리를 차지 할 수 있다고 중국이 너무 빨리 튀어 나온 것이다. 여기에다 중국은 「신 대국질서」라는 말을 많이 한다. 미국과 중국이 대등하게 나아 간다고 생각한 것이다.

중국은 중국이 유라시아에 대해서는 맹주 노릇을 해야겠다고 노골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그리고 동북공정이라며 평양까지 중국의 땅이었다고 주장하기도 하며, 북한에 대해 중국이 영향력을 당당하게 펼칠 수 있게 하기 위한 발언도 서슴치 않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은 어떻게 할 것인가. 현재 수출의 25%를 중국에 하고 있는 최대 교역국이다. 그런데 중국과 미국은 틈이 벌어지고 있으니 과연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축소되는 지상권 비중

미국의 현재 동아시아 정책은 일본 위주다.
세계 3대 경제가 미국 중국 일본이니 당연한 것이다. 경제력이 우리나라의 5배나 되기 때문이다. 또한 지상전에 중심을 둘 필요가 없어 해병대를 감축하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에선 해병대가 섬을 하나 하나씩 점령하곤 했었으나 이제는 위성으로 원격이 가능하므로 지상군이 피를 흘릴 필요가 없게 되었다. 이 것은 과거엔 지상전을 의미를 둘 때 한반도의 군사 전략적 가치가 컸으나 이제는 한반도의 가치가 하락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요즈음에는 해군이 필요한데 중국은 항공모함은 1대를 보유하고 있고, 이제 2대째 개발 중이다. 그래서 중국은 세계적 전술 변화로 연안 해군보다 좀 더 강한 해군을 준비 중인 것이다. 북한은 현재 잠수함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

그런데 태평양에서 해군 훈련은 호주 미국 일본 세 나라 중심이다. 한국은 주된 멤버로 끼지 못 한다. 미국이 한국을 어떻게 보는가를 조심스럽 파악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우리는 언제까지 한미동맹만을 믿고 있을 수는 없다.

사실 미국은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되고 기대를 많이 했었다. 역대 미국 정부에서 가장 껄끄러워 했던 한국의 정부는 노무현 정부다. 반미 운동과 친중정책을 했었기에 껄끄러워했었다. 그런데 그 때 친중 정책을 앞장서 진행한 사람들이 현재 외무부장관이 되고 국방부 장관이 되었다. 거기서도 놀랐으나 중국 중심의 정책을 펼치고 있다. 거기에 미국의 국방 기밀을 잘 아는 사람을 중국 대사로 보냈으니 좋게 해석하지 않았을 것이다.

중심잡고 정신차릴 때

또한 방어 무기에 중국의 코멘트를 한국이 받아 들이고 있다는 것을 미국은 이해하지 못 한다. 현재 한국은 종전이 아니라 정전 상태다. 경제적으로는 중국과 협력을 하지만 군사적으로 중국은 건너편 적군에 있으므로 한국의 방어 무기에 대해 중국에서 코멘트를 할 자격이 없다.

이같은 모습을 봤을 때 미국이 어떻게 생각할 것인 지를 반드시 파악해야한다. 경제 때문에 중국이나 미국에 쩔쩔 맬 필요 없이 중심을 잡고 논리적으로 풀어 가야 할 때이다.

한․일이나 미․일 관계를 보는데 있어서 일본의 재무장은 일본이 좋아서 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이 지속적으로 일본에게 무장을 강화시키려고 한 것인데, 역대 정권이 이를 반대하다가 아베 정부가 이를 받아 들이고 있다. 일본의 재무장을 위해 돈이 필요하고, 아베노믹스를 통해 경제를 살려 만들어진 돈으로 재무장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본인은 3년 간 정치외교만 들여다 보니 경제가 혼자 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안보라는 것이 큰 틀의 경제를 결정한다. 일본 엔화가 떨어지니 한국 상품 수출이 줄어 들었다. 이것은 결국 미국의 동아시아 정책 기조가 일본 중심으로 가면서 만들어진 부산물이다.

미국과 일본이 같이 가는 것은 결국 일본의 선택이다. 일본의 역사 문제는 유감이고 미국과 일본 관계도 이해는 하나, 한미원자력협정 같은 무언가 경제적으로 얻어 낼 생각을 해야 하는데 서운한 감정만을 토로한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얼마 전 우리 외교부에서 전략적 모호성이란 말을 하였다. 전략적 모호성이란 것은 최강자만이 할 수 있는 말이다. 한국이 전략적 모호성을 진행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얘기다. 아무도 못 건드리는 강자일 경우는 상관 없으나 약자인 한국이 전략적 모호성을 띤다면 강자들 세계에선 이도저도 아니므로 제외 당하기 마련이다. 안보에 관한한 이미 전작권이 미국에 있고, 미군이 주둔하고 있으며 무기가 미제이므로 당연히 미국 쪽에 되야한다.

무책임한 「전략적 모호성」

미국 반대편에 베팅하는 것은 안전하지 않다고 미국은 이미 말했는데도 한국은 이도저도 파악을 못 하고 있는 현실이 답답하다. 구한말 때에도 세상이 어떻게 돌아 가고 있는 지 알았다면 잘 대처했을 것이다.

미 국무부의 웬디 셔먼 차관이 박근혜 대통령을 두고 「역사 문제로 값싼 박수를 얻는 지도자」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역사 문제는 역사일 뿐이고, 동아시아 재편 문제는 다른 문제이다. 일본의 재무장 문제는 미․일 문제가 아니라 한․미․일의 문제이므로 한국이 끼어 들어 이야길 해야한다. 이 말은 결국 한국에 대한 불만을 터뜨린 것이다. 우리는 이 심각한 사태를 인지해야 하는데 아직도 한․미 관계가 굳건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서운 일이다.

경제․안보 분리를 이야기하며 중국에 가까이 가는 것을 미국은 어떻게 보겠는가. 경제․안보 분리가 아니라 경제보다 안보가 우선이라고 말해야 한다.
그리고 북한이 붕괴할 것이라고 전제하는 외교통일 정책은 재고해야 한다. 북한은 옛날 봉건 왕조와 같은 개념으로 바라봐야 할 것이다. 북한은 민주주의 현대 정치논리로 바라 볼 수 없는 곳인데, 곧 통일이 다가 온다는 대처는 잘 못된 것이다.

또한 중국이 북한에 대해 큰 역할을 할 것처럼 생각하는데 북한은 중국이 북한의 주권을 침해한다면 가만 있지 않을 것이다. 동북공정이란 말이 나온 이상 굉장히 중국을 경계하고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베트남의 역사를 보면 호지명이 미국과의 어려운 전쟁을 할 때 물자 지원을 중국이 했었다. 그러나 호지명은 항상 중국이 넘어 올 것이라고 생각하였고, 중․월 국경을 비밀리에 요새화하라고 유언을 남겼다.

그래서 비밀 요새로 만들어 무기를 곳곳에 숨겼는데 아니나 다를까, 1979년 베트남 군대 20만 명이 캄보디아로 갔을 때 중국은 북쪽 국경이 허술할 것이라고 생각하여 쳐들어 갔으나 전투를 시작하자 마자 2만5,000 명이 사망하였다.

결국 베트남에 참패를 당한 중국이 손들고 나갈 수밖에 없었다. 북한도 마찬가지다. 중국이 북한에 미치는 영향력이 핵에 관한 한 없다. 북한의 1․2차 핵실험했을 때 중국은 북한이 핵이 없을 것으로 생각하고 노코멘트나 오히려 두둔을 했다.

그런데 3차 실험 후 어느 정도 사실이라는 것이 드러나자 중국은 깜짝 놀랐다. 북한 핵의 존재는 중국에도 영향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굉장히 불편한 사실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긴장하되 남북 간에는 항상 대화를 하고 협력을 해야한다. 그 길만이 남북한이 온전하게 보전되고 통일로 갈 수 있다. 이제까지와는 다르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지금 공식적으로 미국에서는 북한이 10개 정도의 핵 탄두를 보유하고 있다고 인정하고 있다. 이제는 그냥 넘어 갈 상황이 아니다. 정말 면밀하게 주변을 살펴 봐야 할 것이다.

조원영  jwycp@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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