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론티어 정사장, “녹색산업의 기회는 국내가 아니라 해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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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프론티어 정사장, “녹색산업의 기회는 국내가 아니라 해외다.”
  • 정우택
  • 승인 2011.06.04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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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5개 자회사 매출 5000억목표, 3대륙 진출

“녹색성장은 제조업 중심에서 사업개발로 눈을 돌려야 한다.”

에코프론티어 정해봉 사장의 녹색산업에 대한 지론이다. 정 사장은 “녹색 관련 물건을 만들어 외국에 파는 것은 단기적인 이익이 있지만 외국에서 녹색 사업을 하면 훨씬 더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벤처 기술을 개발하고, 제품을 수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외국을 상대로 녹색사업에 뛰어드는 사람이 많았으면 좋겠다.”며 녹색산업에 대한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녹색산업에 대한 시각을 바꾸자는 것이다.

          정해봉 사장, 녹색산업의 기회는 해외에 있다고 말한다.
정 사장은 1995년 본격적으로 환경사업을 시작했는데 그때 처음으로 ‘에코’라는 말을 사용했다. 당시는 에코라는 말이 방송의 음향을 뜻하는 말로 사용됐으나 이때부터 환경을 뜻하는 말로도 사용되었다.

에코프론티어는 현재 80여명의 전문가가 포진해 있다. 에너지.환경사업부, 녹생경영사업부, 녹색금융.전략사업부, 탄소배출권사업본부 등 4개 본부를 통해 녹색사업을 이끌고 있다. 회사 창립 초기에는 연구컨설팅에 주력했으나 지금은 지속가능경영을 넘어 기업평가까지 하고 있다.

회사의 이름이 말해주듯 환경 분야에서 선구자적 역할을 하고 있는 정 사장은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다. 지난 5월에는 가정의 달을 그냥 넘기지 않고 직원들에게 피자를 몇 판 돌려 피자 잔치를 사무실에서 열었다. 모두 한 쪽씩 먹으며 한 식구로서의 우애와 사랑을 나눴다.

정 사장은 “환경 분야는 일 자체가 힘들어요. 그래서 이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고3 학생이 대학시험 보는 것보다 더 열심히 한다.”는 말이 있다며 “직원들과 즐겁게 일하려고 한다.”고 했다. 직원들의 마음이 편치 않으면 회사도 능률도 나지 않고, 회사도 편치 않다는 게 정 사장의 생각이다. 에코프론티어는 1995년 창립 때부터 주 5일제 근무를 했다.

정 사장이 직원들의 충전을 위해 배려하는 것도 앞서간다. 우선 1년에 하루는 아무 생각 없이 자신을 돌아보는 날로 했고, 월 1회 금요일은 오전 근무만 한다. 월 1회는 직원과 간부들이 대화를 나눈다. 대화는 어렵고 골치 아픈 게 아니라 마음을 툭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것이 주제로 오른다.

    에코프론티어의 얼굴들. 이들이 있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정 사장이 환경사업에 뛰어든 것은 남이 하지 않은 것을 먼저 해보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어떤 리스크가 겁나 새로운 것을 시도하지 못한다면 그로 인해 생긴 손해는 겁먹었던 리스크보다 더 크다는 게 정 사장의 생각이다. 리스크를 겁내지 말자는 것이다.

처음 환경사업에 뛰어들 때는 거의 모든 사람들은 환경을 환경공학적 측면에서 접근했다. 순수 환경적 측면에서 접근한 것이다. 환경과 경영은 별개로 여겼다. 하지만 정 사장은 환경과 경제가 하나로 합하는 시기가 올 것으로 생각했다. 환경을 단순한 환경이 아닌 경제, 경영 측면에서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그 생각이 적중했다고 말한다.

환경이 녹색산업으로 발전하려면 환경관련 기술도 물론 중요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게 금융과 경영이다. 정 사장은 금융과 경영 마인드가 잘 접목될 때 환경사업은 빛을 발하게 된다고 말한다. 환경에 금융과 경영을 접목한 것은 당시에도 앞서가는 생각이었지만 지금도 앞서가는 생각이다.

정 사장의 앞서가는 생각을 입증하는 좋은 코멘트가 있다. 얼마 전 한국생산성본부 최동규 회장은 정 사장에 대해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이 있는 사람이다.”라고 평하기도 했다. 환경과 경영의 접목, 환경사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금융과 경영이 필수적이라는 것을 미리 내다본 것을 두고 한 말일 것이다.

   환경산업수출 대통령상의 영예. 2010년 친환경사업 육성 및 저탄소 녹색성장 유공자 표창식에서 큰 상을 받았다.
정 사장은 사업 초기에는 환경관련 컨설팅을 주로 했는데 지금은 환경 사업자가 되었다. 발전 사업자가 되었고, 탄소배출권 거래 사업자가 되었다. 앞으로는 컨설팅을 밑바탕에 깔고, 그 위에 사업이라는 큰 건물을 세워나갈 방침이다. 컨설팅보다 사업자로 나서는 게 사업성이 더 크기 때문이다.

에코프론티어는 2015  비전을 가지고 있다. 2015년까지 15개의 자회사를 거느리고 매출은 5000억원을 달성한다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뉴비즈니스 10개를 창출하고, 글로벌 컨설팅을 확대한다. Green  IT 시장에도 진출한다. 자산운용사를 설립해 신상품을 런칭한다. 물론 CDM 캐시카우를 창출하고, 그린오션 사업에 진출하는 것은 기본이다. GER 거래는 연간 1천만t을 계획하고 있다.  

현재 2건의 해외발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시바주의 POIC 산업단지에는 팜의 부산물을 이용한 바이오매스 열병합발전소를 짓고 있다. 환경 친화적 발전소다.

중국의 산동성에는 면화 줄기와 백양나무 잔가지를 이용한 30M급 발전소를 짓는다. 면화줄기와 백양나무 가지를 태워 그 열로 전기를 일으키는 것으로 역시 친환경적이다. 이 사업은 지금 금융약정까지 마쳤다.

에코프론티어는 UN에 해외 탄소 배출권 선도거래 업체로 등록했다. 2020년까지 2천만t의 배출권을 확보할 계획이다. 탄소 배출권을 미리 싼 가격에 확보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다는 것이다. 정 사장은 “탄소 배출권은 10년 앞을 내다보고 미리 투자”라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프로젝트 조감도
이 회사는 2006년에 중국의 CDM (기후변화협약청정개발체계) 사업자로 선정돼 해외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2008년에 말레이시아에 Eco Biomass Energy를 설립했다. 벨기에에 Eco Frontier Europe사를, 중국에는 신천한위웬그린에너지유한공사와 북경 RTS를 설립했다. 2009년에는 미국에 Eco Frontier USA를, 네델란드에 탄소배출권 계좌를 설립했다.

정 사장은 우리나라의 녹색산업 방향에 대해 따끔하게 한마디 했다. 우리나라의 녹색산업은 제조업을 바탕으로 하다 보니 인버터나 모듈, 셀이나 풍력시스템 등 장비나 부품을 수출하는 데 주로 신경을 쓸 뿐 더 큰 시장이 있다는 것을 잊고 있다고 했다.

그는 발전설비 수출과 발전사업을 예로 들었다. 발전 설비를 A라는 나라에 많이 팔면 자칫 무역마찰을 불러오지만 발전사업을 하면 이런 문제가 없다고 했다. 발전소를 지어 전기를 공급하고, 온수를 공급하면 단순이 물건만 파는 것보다 더 좋아한다는 것이다. 물론 무역마찰도 없다.

정 사장은 이런 말을 했다. “한번 보세요. 장비나 부품 수출은 팔면 그만이지만 발전소를 짓는 프로젝트는 법률적인 문제를 다룰 변호사, 자금을 다루는 금융전문가, 공장의 건설에 필요한 근로자, 공장 운용을 맡을 엔지니어 등의 고급인력과 각종 건축자재 등이 들어갑니다. 시설 운용 인력도 필요합니다. 얼마나 많은 고용이 창출되나요?”

   사원들이 건강해야 회사가 발전한다. 회사가 신나면 추위는 아무것도 아니다.
정 사장은 녹색 산업의 방향을 ‘물건수출’에서 ‘사업수출’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물건수출에서 사업수출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는 것은 녹색 산업 분야에서 그가 남다른 안목을 가지고 있다는 증거다. 당장이 앞만 보지 않고, 멀리 본다는 뜻이다.

해외 녹색사업은 사업성은 크지만 개발기간이 5년, 10년 혹은 그 이상으로 길어 리스크가 큰 것도 사실이다. 또 해외 사업을 하려면 이를 감당한 사람이 있어야 하는 데 사람을 키우지 못하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어렵게 사람을 키워 놓으면 글로벌 시장에 빼앗기는 일이 많다.”고 말했다.

녹색 산업은 끊임없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것으로 정 사장에 내다봤다. 한 예로 유럽연합(EU)의 경우 온실가스 저감목표를 20%에서 30%로 높이는 문제를 고려하고 있다. 이 경우 비용이 들어가지만 새로운 시장이 창출되는 데 이게 바로 진정한 녹색성장이라는 것이다. 온실가스에 대한 심적 부담으로 투자를 늘리게 되면 결국은 경제가 성장하고 고용도 창출되는 게 녹색사업이라고 정 사장은 말한다.

“올실가스를 줄이려면 공장의 시설투자와 건물에 대한 투자 등 많은 투자가 뒤따르고 인력의 투입이 있어야 하는 데 이 과정에서 일자리가 창출되고, 여러 가지 자재가 투입돼 많은 시너지 효과가 나타납니다. 온실가스 저감 목표를 20%에서 30%로 높이면 기업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지만 GDP가 성장하고 EU 전체적으로 연간 600만 명의 고용창출이 있다.”고 한다.

   가정의 달 5월. 정 사장이 회사 식구들과 피자 대화를 나누고 있다.
정 사장은 지금은 동남아와 중국을 중심으로 신재생 에너지 사업을 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영국과 유럽 미국 등으로 진출할 생각이다. 유럽과 미국 등으로 눈을 돌이는 것은 이들 지역은 시장도 크고, 사업 여건도 좋아 잘 추진하면 큰 수익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정 사장은 “우리 나라의 녹색성장은 제조업 중심인데 해외 사업개발 쪽으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 이를 위해 제도의 정비가 우선 필요하다.”고 말했다. 단순 제조업보다 사업에 대한 지원이 강화되도록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정부의 지원이 녹색 산업 관련 제품을 생산하는 데 집중되고 해외 프로젝트 개발에는 지원이 거의 없다고 아쉬워했다. 정부와 금융권, 기업이 작은 시장보다 더 큰 시장을 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물론 큰 시장은 위험이 따를 수도 있고, 투자한 돈을 뽑는데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다. 그렇지만 이런 위험은 감수해야 한다는 게 정 사장의 생각이다.

인터뷰 내내 소박한 아저씨의 웃는 모습을 보인 정 사장은 건강의 비결을 묻자 “열심히 일하는 게 건강해지는 방법”이라고 했다. 80명의 식구들과 기분 좋게 근무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정 사장은 “세계의 지속가능 발전에 헌신하고, 기업을 돕고, 국민생활을 향상시킨다.”는 경영목표를 향해 오늘도 뛰고 있다.

정우택 편집국장

 

정우택  cwtgree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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