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를 품다] “216억km 떨어진 너를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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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를 품다] “216억km 떨어진 너를 찾는다!”
  • 정종오 기자
  • 승인 2019.06.20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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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SA, 화성 등 심우주 탐험 앞두고 '원자시계' 집중 연구
보이저1호는 현재 지구로부터 약 216억km 떨어져 있다.[사진=-NASA]

[녹색경제신문 정종오 기자] “지구에서 달까지 거리는 얼마나 될까?”

“우리 집에서 시청까지 거리는 어느 정도일까?”

물론 답은 이미 나와 있다. 지구에서 달까지 거리는 약 38만km. 우리 집에서 시청까지 거리는 내비게이션이나 포털의 지도 서비스를 이용하면 단번에 알 수 있다. 이 거리 측정은 모두 시간을 기본으로 한다. 지구에서 달까지 거리는 빛을 쏘아 돌아오는 시간으로 계산한다. 빛은 초당 30만km로 이동한다. 지구에서 달까지 빛을 쏘아 되돌아오는 시간을 측정한다. 이를 기본으로 ‘30만km/초’ 개념을 대입해 거리를 잰다. 우리 집에서 시청까지 거리도 내비게이션이나 포털 지도가 아니라도 시간 개념을 이용하면 파악할 수 있다. 내가 걷는 속도는 약 ‘4km/시간’이다. 우리 집에서 시청까지 내 걸음으로 30분 정도 걸린다. 시간 개념을 대입하는 우리 집에서 시청까지 약 2km 정도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일상에서 ‘1초’ 개념은 매우 빠른 느낌이다. 문제는 우주 공간이다. 우주 공간에서는 ‘초’ 단위보다 더 세밀한 ‘10억분의 1초(나노초)’까지 계산해야 한다. 태양에서 지구까지 거리는 약 1억5000만km. 빛의 속도로 가더라도 약 8.3분이 걸린다. 결론적으로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태양 빛은 8.3분 전에 태양에서 출발한 빛인 셈이다.

현재 지구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우주 탐사선은 보이저 1호이다. 1977년 발사돼 41년 9개월 동안 비행하고 있다. 보이저1호는 현재 지구로부터 약 134억9876만1855마일(약 216억km) 떨어져 있다. 보이저1호 위치를 가늠해 볼 수 있는 것도 빛의 속도(시간 개념)를 통해 계산한다.

2019년 6월20일 현재 보이저 1, 2호 위치.[자료=NASA]

미국 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는 최근 달과 화성에 인류를 보내기 위해 이른바 진일보한 ‘원자시계’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NASA는 최근 ‘심우주 원자시계(Deep Space Atomic Clock)’를 개발했다. 무한한 우주 공간에서 피아노만 한 우주 탐사선 위치까지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NASA는 2024년 달, 2030년대 화성에 인류를 보내기 위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민간기업과 입체적 협력 시스템도 구축했다. 이런 상황에서 달과 화성으로 가는 우주선이 정확히 어디에 있는지 파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우주선은 물론 우주비행사 안전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NASA 측은 “심우주 원자시계는 화성과 같이 먼 우주 공간으로 우주선이 나아갈 때 항법을 자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라며 “항법사가 비행하고 있는 우주선에 신호를 보내고 우주선이 이 신호를 다시 지구로 보내올 때 그 시간을 계산해 지구와 우주선 거리를 파악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목시계에서 인공위성에 이르기까지 대부분 현대 시계는 수정 진동자를 사용한다. 수정은 특정 전압에서 1초에 약 3만2768번 진동한다. 시계 회로는 3만2768번의 진동수를 인식할 때마다 초침을 한 칸 움직이는 시스템이다. ‘1초’의 짧은 시간 개념은 현대로 오면서 더 정밀하게 쪼개진다. 1초보다 ‘더, 더, 더’ 짧은 시간 개념이 필요했다. 1967년 도량형 관련 국제기구가 정의한 것을 보면 1초는 세슘 원자가 91억9263만1770번 진동할 때 걸리는 시간 개념으로 발전했다. ‘1초’에서 ‘10분의 1초’ ‘100분의 1초’….‘10억분의 1초’까지 측정이 가능한 시간 개념이 탄생했다.

이 같은 미시 시간 개념은 우주선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NASA 측은 “우주선이 항해할 때 그 안에 탑승하고 있는 우주비행사들에게는 무엇보다 안정적 시계가 필요하다”며 “1초의 길이 측정이 며칠이든 몇 주든 변함없이 같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리가 차고 있는 손목시계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느려지거나 빨라지는 경우가 많다. NASA 측은 “수정 진동으로 움직이는 시계는 안정적이지 못하다”며 “우리가 상상할 수도 없는 먼 거리에 있는 우주선에 만약 10억분의 1초 정도 벗어났다고 했을 때 우주선 위치 오차는 몇백~몇천 km에 이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에릭 버트(Eric Burt) NASA 제트추진연구소 물리학자는 “원자시계는 에너지 차이가 ​​정확하고 안정적 값을 보인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며 “원자시계는 기계식 시계 성능보다 높은 수준에 이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NASA는 최근 '심우주 원자시계'를 개발했다.[사진=NASA]

정종오 기자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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