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meets DESIGN] 종이 - 인더스트리 4.0 시대 새 친환경 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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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meets DESIGN] 종이 - 인더스트리 4.0 시대 새 친환경 소재
  • 박진아 IT칼럼니스트
  • 승인 2019.06.13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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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음료 포장재로 다시 각광받는 종이

디지털 시대에 접어든 이후로 사용율이 급감한 종이가 다시금 포장재로 각광받을 조짐이 보인다. 점차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에 대한 높아진 대중적 인식과 자원 재활용 트렌드를 타고 플라스틱 오염을 줄여줄 환경친화적인 대체 소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1950년부터 2017년까지 전세계에 걸친 각종 플라틱 총생산량은 35억 미터톤에 이른다. 이중 약 절반이 중국을 위시한 아시아 대륙에서 생산・소비되며, 해양의 플라스틱 쓰레기로 인한 오염 90%가 내륙에서 유입된 플라스틱 쓰레기다(자료 출처: Statista).

전자레인지로 조리시 용기가 녹지 않는 특수 종이재질을 사용한 신라면블랙컵. 컵라면 용기로 주로 쓰이는 폴리스티렌 합성수지는 고온에서 건강에 유해한 물질이 나오고 재활용이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소비자들이 꺼리기 시작하면서 종이 용기로 교체하려는 움직임이 업계 일부에서 일고 있다. 출처: (주) 농심

플라스틱 폐기물 수출이 난관에 봉착한 우리나라 정부도 올 2019년 4월부터 매장이나 마트의 무료 일회용 비닐봉지 제공을 금지하기 시작했다. 이제 국민들은 자기 장가방 들고 다니기에 익숙해졌다. 그러나 그 장가방들 안에 담긴 구매상품들 - 예컨대 1회용 포장식품, 음료수, 1회용 컵과 식기 - 은 각종 플라스틱 포장재에 담겨있다. 1인 가구수의 증가세와 간편포장식의 인기가 지속되는한 플라스틱 폐기물 배출량은 지금보다 더 늘어날 추세로 보인다.

작년 2018년 1월, 중국이 세계 최대의 재활용 폐플라스틱 수입을 금지하자 전세계 폐플라스틱 수출국들은 플라스틱 쓰레기 폐기처리할 방안을 찾느라 우왕좌왕하다 우선 급히 공짜 비닐봉지 사용금지를 시행했다. 급기야 최그인 2019년 5월, 전세계 187개 국가들(미국 제외)은 바젤 조약 중 국가간 해양통로 유해 쓰레기 및 폐기물의 이동을 엄격히 규제하기 위한 유엔안에 서명하고 폐플라스틱 줄이기를 정책적으로 단행하기로 했다.

미국의 테드 터너(Ted Turner) 미디어 모굴이  창업한 몬타나 그릴 레스토랑에서 2007년부터 쓰기 시작한 아드바크(Aardvark) 종이 빨대. Courtesy: Aardvark

그같은 시급한 위기감을 타고 1회용 용기를 다량 사용하는 몇몇 글로벌 식음료 기업들이 플라스틱 쓰레기 줄이기 마케팅에 앞장섰다. 작년 7월, 스타벅스 커피는 그동안 매장에서 써오던 1회용 플라스틱 2020년까지 빨대사용을 완전 폐지하겠다고 선언했다. 뒤따라 맥도널드도 음료수 용기와 함께 나눠주던 플라스틱 빨대를 거둬들이고 자연분해되는 종이 빨대로 전격 교체했다.

사실 종이 빨대는 별안간 등장한 새 아이디어는 아니다. 약 130년 전 미국에서 마빈 스톤(Marvin Stone)이라는 발명가는 칵테일 잔 속에 담겨있는 호밀줄기 천연빨대가 드링크 속에 녹아서 생기는 앙금과 텁텁한 풋내가 못마땅했다. 그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1897년 종이를 돌돌 말아 풀로 붙여 만든 종이 빨대 아이디어 특허를 냈다. 그러나 1960년대 이후부터 플라스틱 대량생산시설이 급증하면서 모든 음료용 빨대는 훨씬 싸고 실용적인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졌고 종이빨대는 역사 속으로 잊혀졌다.

작년부터 재등장한 종이 빨대를 써 본 소비자들의 반응은 대체로 부정적이다. 음료수에 접촉된지 한 시간 가량지나면 종이 빨대는 젖고 흐물거려서 사용에 불편할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도 종이 특유의 냄새가 음료수 본유의 맛과 향을 변질시킨다. 플라스틱에 비해 습기(물)과 열(고온)에 약하다는 종이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현재까지 제지업계는 종이빨대를 비롯한 식음료 포장용기 안쪽에 플라스틱 코팅을 입히는 방법으로 해결하고 있다.

핀란드의 제제업체 코트카밀스가 개발한 목섬유 소재 이슬라 듀오(ISLA® Duo) 종이 커피컵은 컵 안쪽에 PE플라스틱 코팅이나 인체에 유해한 왁스 처리를 일체 하지 않고도 고온의 음료수나 음식물을 견딜 수 있는 무공해 종이컵이다. 분리배출하면 완전재활용이 가능하다. Courtesy: Kotkamills

종이를 소재로 한 빨대를 포함한 종이 용기・식기・포장재는 플라스틱으로 된 것들보다 비싸다는 것도 문제다. 현재 같은 제품을 생산하는데 드는 비용은 플라스틱에 비해 5~10배 비싸다. 일본 제지업계의 2위 업체인 니폰제지는 생산단가를 절감하는 방식을 통해서 가격을 낮추는 방안을 모색중이다.

일단 전세계 제지업계는 지금은 종이가 플라스틱을 대체할 친환경 패키징 소재로 재정착할 수 있는 절호의 비즈니스 기회라며 흥분하는 분위기다. 핀란드의 유서깊은 제지업체 코트카밀스(Kotkamills)는 여태까지 종이 커피컵 제조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고 여겨지던 컵 안쪽 코팅을 없앤 무코팅 종이컵을 개발하고 진정한 의미의 친환경 식음료 패키징 업계의 ‘게임체인저’ 가 될 것이라고 자신한다.

데마크의 포장업체 데코엑스팩(EcoXpac)과 칼스버그 맥주의 협력으로 개발된 그린 파이버 보틀(Green Fiber Bottle). Courtesy: Carlsberg

데마크의 포장업체 데코엑스팩(EcoXpac)은 칼스버그 맥주와 협력으로 천연분해되는 목섬유 소재의 그린 파이버 보틀(Green Fiber Bottle)을 개발했다. 유리병 또는 알루미늄 캔에 담는 것이 업계 관례인 현 맥주시장에서 칼스버그는 올 연말 안으로 유리와 플라스틱 소재를 일체 사용하지 않은 종이병 포장 맥주를 시험 시판하여 소비자들의 반응을 살필 계획이다.

미국 포장 솔루션 업체인 랜팩(Ranpak)은 현재 식음료용 포장재로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스티로폼과 플라스틱을 대체할 젤(gel) 팩을 개발하고 있다. 젤 팩은 생크림 케이크나 신선식재료 등 냉장보관이 필요한 식음료품을 차게 보존해주는 대체포장용기로써 나무를 원료로해 만들어진 일종의 파생 종이소재다. 편의포장식과 테이크아웃 식사 문화가 지금과 같은 추세로 성장을 계속한다면 이 업체는 향후 1년 사이 1억 엔(약 10억 원) 대의 매출을 기대된다고 말한다.

랙팩이 개발한 식음료품 냉장보관용 냉각 젤 팩. Courtesy: Ranpak.

종이 생산업체들은 글로벌 폐플라스틱 줄이기 정책과 맞물려 종이가 플라스틱을 대체할 친환경 대체 포장재가 될 것에 대비해 각종 연관 기술개발에도 한창이다. 예컨대 독일의 헨켈(Henkel) 사는 종이빨대나 종이용기에 견고성을 주기 위해 종이를 여려겹으로 접착하는데 쓰일 인체에 안전한 수성(water-based) 특수 접착제(AQUENCE)를 개발했다. 또 종이 소재 식음료품 패키징이 성공적으로 정착될 경우, 최근 디지털화로 사양길을 걸어오던 패키징 디자인과 특수 첨단 종이 인쇄업도 덩달아 호황을 맞을 것으로 업계는 내다본다.

박진아 IT칼럼니스트  gogree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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