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에어 CBT 체험기 "하늘을 난다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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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충우돌', 에어 CBT 체험기 "하늘을 난다는 건..."
  • 이재덕 게임전문기자
  • 승인 2019.06.0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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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에서 하늘을 난다는 건 쉬운듯 쉽지 않다. 예전 유명 비행 시뮬레이션 게임에서 비행기를 못 뛰워서 한참 헤맨 기억도 나고, 와우에서 그리핀을 타고 날던 기억, 아이온 어비스에서 날개를 퍼덕이며 빨간색 상대를 향해 날카로운 뒷침을 가하던 기억도 난다.

정해진 경로를 날거나, 퍼득퍼득 단 시간만 비행하던 와우나 아이온에 비해 에어는 온전하게 하늘을 난다. 비행을 하면 날개가 나와서 활강을 하고, 비행선을 타면 자신이 원하는 어디든 갈 수가 있다. 물론 연료나 내구도 시스템이 있어 수리나 자원이 필요하긴 하지만 아름다운 오픈필드를 마음대로 날아서 여행할 수 있다는 것은 설레는 일임에 틀림 없다. 

그간 이런 게임이 없었기에 만드는 것도 쉽지 않았을 터. 크래프톤 김형준 총괄PD의 말이 떠오른다. '하늘 참 만들기 어려웠다'는 말. 하층, 중층, 상층의 하늘을 모두 경험해보진 못했어도 CBT를 경험해 보니, 잘 만들었다. 초반 대박 느낌이 난다. 섬세한 그래픽에 꽉찬 느낌이 초반 분위기를 압도한다. 타워에 올라가 첫 비행을 할 때의 짜릿한 느낌. 나쁘지 않다. 유격에서 막타워를 타듯, 타워를 오르며 '날다 떨어지면 어떡하나? 컨트롤이 잘 될까?' 하는 기대감과 걱정이 앞선다. 

첫 비행의 긴장감

좀 더 높은 곳에서 날았다. 컨트롤은 점프 후 스페이스키다. 컨트롤이 서툴러 당혹스러워 하던 중 '탈것'이 눈에 보인다. 파판의 초코보를 닮은 탈것을 타니 한층 안정된 비행이 가능하다. 비행은 직관적이다. 마우스 방향을 위로 향하면 위로, 아래로 향하면 아래로 난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SHIFT를 누르면 '하강', F를 누르면 '상승'이다. B는 탈것 해제다. 모바일만 하던 유저라면 키보드로만 하는 컨트롤이 낯설 수 있다. 

과열 없이 신나게 쏘고 싶다!

공중전은 어떨까? 요즘 강남이나 판교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전동퀵보드. 에어에서 가장 낮은 등급이 바로 이 킥보드와 같은 심플함을 자랑한다. 지스타에 비해 많이 개선됐다고 했는데, 너무 짜리몽땅해진 탓인지 비행선의 앞뒤가 헷갈린다. 비행선을 돌리는 것은 직관적인데, 앞뒤가 맞지 않으면 적기를 향해 조준과 발사가 안되는 것은 불편하다. 

확실히 개선됐다고 느껴지는 것은 대형 비행선을 타고 다닐 때다. RVR전에서 대형 비행선을 혼자서 몰고 가는데 길쭉한 모양 때문에 앞뒤가 헷갈리지는 않는다. 단, 방향을 반대로 바꾸기가 힘들다. 대신 이 대형 비행선의 타격감 하나는 제대로다. 무기를 발사하면 레이저를 쏘듯 방향이 먼저 그려지고, 이어 모든 것을 쓸어버릴 듯한 대형 빔이 폭발하듯 적을 향해 쏟아진다. 적의 HP는 죽죽 닳는다. 

모든 걸 녹여버릴 기세

하지만 기관총과 같은 일반 공격의 타격감은 높지 않다. 내가 맞고 있을 때는 확실히 아프다는 느낌이 드는데, 일반 공격을 할 때는 쏘고 있는 것 맞나 싶을 때가 있다. 타격을 할 때 반동감이 느껴진다면 개선될 수 있겠다. 아울러 비행기 지나간 자국처럼 상대가 움직이는 방향을 쉽게 식별할 수 있다면 좋겠다. 상대의 진행방향 앞을 미리 조준해서 맞추는 일도 재미날 듯 싶다. 'WW'를 누르면 빨리 달리고, 비행선이라면 더 빨리 난다. 이때는 물기를 머금은 공기가 바로 옆을 휙휙 내달리는 느낌이 난다. 이것으로 물체의 속도감을 표현했다. 느낌은 나지만 강렬함은 덜하다.  

빠른 질주...속도감 있게 표현했다!

RVR의 느낌은 말 그대로 '아수라장'이다. 태국 베타테스트 영상을 보며 어느정도 예상을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시야가 뿌옇게 되기도 하고, 불 바다가 될 때도 있다. 하늘에서 땅에서 마갑기에서 쏟아지는 온타리와 벌핀 세력의 거센 공격이 이루어지는 RVR 전장은 피아를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정신이 없다. 이것이 대형 PVP의 느낌이다. 

게임 룰에 대한 개념만 있고, 충분한 컨트롤 실력만 있다면 전투를 승리로 이끌었다는 자부심이 생길만 하다. 전장을 읽을 줄 아는 지휘관의 지휘아래, 일사분란한 동작으로 적진을 향해 공격을 퍼붓는다면 승산이 있다. 리그오브레전드와 같은 AOS게임을 많이 해본 유저라면 재미가 배가 될 수 있다.

그리고 확실히 맨 몸으로 적진에 뛰어드는 것보다는 마갑기를 타는 것이, 마갑기 보다는 비행선을 타는 것이 유리하다. 하지만 마갑기도 3번이라는 한계가 있고, 비해선은 수리하는데 비용이 들기 때문에 '쩐쟁(돈의 싸움)'이 될 가능성이 있다. 

성물을 둘러싼 공중전 '용의협곡'

RVR 전장 '용의협곡'은 꽤 오랜 시간동안 진행이 됐다. 이 전장은 전반전과 후반전으로 나눠 진행되는데, 적의 성물을 더 빨리 파괴한 쪽이 승리한다. 이 심플한 규칙에도 불구하고 초반에는 어떤 것을 파괴해야할지, 어디로 가야할지 쉽게 구분이 가지 않았다. 빨간색 적만 보이면 공격하는 식이다. 오히려 성물을 빨간색과 파란색으로 지도에 표시하여 피아식별을 분명히 하는 등, 좀 더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로 거듭날 필요가 있다.

꿈에도 그리던 집을 게임에서!

CBT 체험 마지막에는 집도 샀다. 가장 관심이 가는 콘텐츠 중의 하나가 바로 이것인데, 집 앞에 게시판이 있었고, 눌렀더니 '살 거냐'는 물음에 덜컥 사버렸다. 내 집이 생겼다는 것에 기쁘고, 텅 빈 집안을 돌며 어떤 물건으로 채울까를 상상하니 즐겁다. 검은사막의 영지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 심즈 시리즈의 집과 닮았다. 아파트가 아닌 뜰이 있는 단독주택이라 더욱 좋다. 그런데 10만원에 구매했는데 세금 2만원이라니, 너무 비싸다. 

원하는 집기는 직접 만들어 채운다

집안을 채울 물건은 직접 만들어야 한다. 에어의 주택은 2개로 이루어져 있다. 하나는 집이고, 하나는 집안을 채울 집기를 만드는 제작소다. 생산시설의 업그레이드와 제작소 업그레이드, 생산시설 배치, 상인 고용, 앞마당꾸미기, 주택 내부 꾸미기, 주택외관 꾸미기 등 메뉴만 봐도 데코레이션에 대한 기대감이 부풀어 오른다. 

에어 CBT에서는 대형 진영전(RVR)이 가장 강렬한 경험을 선사했다. 시간을 정해두고 들어가야 한다는 점이 아쉽지만,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긴장감 넘치는 플레이는 에어의 가장 큰 특징임에 틀림 없다. 에어의 공식적인 CBT는 6월 26일부터다. 방대한 콘텐츠와 날것(?)의 특징을 온전히 느껴볼 수 있는 시간이다. 

이재덕 게임전문기자  gamey@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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