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삼성·현대차·LG보다 연봉 높은데 '주 4일 근무'까지... '최태원식 파격'에 난감한 경쟁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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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삼성·현대차·LG보다 연봉 높은데 '주 4일 근무'까지... '최태원식 파격'에 난감한 경쟁사들
  • 양도웅 기자
  • 승인 2019.05.24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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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연봉' '근무환경' 등에서 경쟁사들 크게 앞질러
SK발 혁신에 난감한 경쟁사들... SK, 어디까지 바꿀지가 초미의 관심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파격에 경쟁사 및 기업계가 적잖이 놀라는 눈치다. 업계 최고 연봉을 주기에 거리낌이 없고, 이제는 주 4일 근무까지 계열사 2곳에서 시행 중이다. <출처=SK홈페이지>

SK그룹이 '주 4일 근무'라는 파격을 또 선보이자, 경쟁사들은 난감한 표정을 감추기 바쁘다.  

안 그래도 SK의 업계 최고 연봉과 자유로운 사내 분위기 때문에 인재를 뺏길까 전전긍긍하는 경쟁사들에겐 날벼락이 들이닥친 셈이다.  

23일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기자가 'SK의 주 4일 근무'에 대한 의견을 묻자 "SK에 대해 말하기가 참 '민감하다'"는 말부터 꺼냈다. 

그는 "'SK가 잘하고 있다'고 말하면 다른 기업들에겐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라며 "어쨌든 현재 SK를 바라보는 기업들의 속내는 영 편하진 않다"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SK의 높은 연봉이야 경영 실적에 따라 결정되는 면이 있어 크게 불만 가질 건 없다"면서도 "주 4일 근무는 엄청난 파격이라 여러 기업에선 불편한 감이 없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기업마다 상황이 다르고 문화가 다른데, SK가 이런 결정을 내리면 기업 간에 위화감이 조성되는 측면도 없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SK의 이번 '주 4일 근무' 시행에 기업계가 적지 않은 충격을 받은 눈치다. 

또, 재계 서열 3위인 SK의 이 같은 결정으로 사회의 '눈높이'가 올라가자, 경쟁사들도 SK에 준하는 제도와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는 '무언의 압박'을 받고 있음이 드러나는 모양이다.

SK그룹 한 계열사 관계자는 "다른 기업 사람들에게 '너희가 그렇게 치고 나가면 우리는 그럼 도대체 뭐하냐'는 말을 자주 듣는다"며 "질투를 많이 받는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몇 년간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함께 추진하고 문화로 정착시키면서 우리 그룹에 대한 우호적인 시각이 많이 늘었다"며 "직원들이 회사에 큰 자부심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출처=공정거래위원회>

◆ '사회적 가치' 추구하면서도 '경제적 가치'도, 그룹 순위 3위까지 뛰어올라... 매출액·순이익선 2위 현대차그룹 제쳐

SK는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DBL, Double Bottom Line). 사회적 가치를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창출된다는 믿음에서다. 

SK 관계자는 "사회적 가치를 고려하면 이전에 없던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수 있다"며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는 분리되는 게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SK의 최근 실적을 보면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는 한 몸이다. SK는 사회적 가치를 말하면서도 그룹의 규모를 크게 키웠다. 

1997년 그룹 순위 5위였던 SK는 2019년 현재 3위에 올랐다. 2위인 현대차와 자산총액 차이는 불과 5조원밖에 되지 않는다.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에선 현대차를 제치고 2위다(공정거래위원회 기준). 

또, SK 관계자는 "우리가 강조하는 건 행복의 선순환"이라고 덧붙였다. 구성원의 행복이 더 나은 제품과 서비스를 사회와 고객에게 제공한다는 철학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강조하는 바이기도 하다. 

올해 SK그룹 16개 계열사는 1898명의 신입사원을 채용했다. 역대 최대 규모다. 위는 올해 1월 열린 신입사원 환영회서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는 SK 신입사원들. 또한, SK는 이직을 꿈꾸는 경력직원들에게 가장 선호하는 기업 중 하나가 됐다. <출처=MEDIA SK 홈페이지>

◆ SK의 업계 최고 연봉과 유연한 근무환경에 "부럽다"... 경쟁사들 인재 뺏길까 노심초사

이 같은 철학에서 탄생한 게 '업계 최고 수준의 연봉'과 '주 4일 근무제(근무환경)'이다.

임원을 제외한 대기업 직원 평균 연봉 순위에서 TOP3 기업 모두 SK 계열사일 정도로, SK는 직원들에게 최고 대우를 해준다. 

1위 SK에너지의 2018년 평균 연봉은 1억4700만원이다. 삼성 가운데 연봉이 가장 많은 삼성증권(1억1900만원)보다 많다. 삼성전자는 1억1400만원. 

최근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에 '핵심 인재 및 기술 유출' 건으로 소송을 제기한 배경에는 SK이노베이션의 '업계 최고 연봉'에 따른 LG화학 직원들의 '이직 러쉬'가 자리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SK가 지난 2월부터 그룹 지주사인 SK(주)와 SK수펙스추구협의회가 '주 4일 근무'를 시행하자, 경쟁사들은 더욱더 불안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경쟁사들은 특히 인재를 놓칠까 노심초사다. SK의 사회적 가치 실험이 다른 기업들을 변화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연구하는 코스리의 한지희 선임연구원은 "'주 4일 근무'가 정답은 아니기 때문에 다른 기업들이 같은 방향으로 갈지 알 수 없다"면서도 "많은 기업이 '인재 보유'를 매우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이미 많은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업계 관계자들의 발언에서 알 수 있듯, 다른 기업들은 '이미' SK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 취업정보 사이트 관계자는 SK의 '주 4일 근무'에 대한 반응이 어떤지 묻자 "부럽다"라고 한 마디로 정리했다. 

SK의 파격이 기업과 사회를 어디까지 변화시킬지 주목된다.

양도웅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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