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무과금러의 리니지 리마스터 체험기..."전설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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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무과금러의 리니지 리마스터 체험기..."전설 속으로"
  • 이재덕 게임전문기자
  • 승인 2019.05.22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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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도시(사진=부루넷)

97년만 해도 인터넷으로 연결해서 게임을 한다는 것 자체가 신기했던 시절이다. 당시 유리도시인가 하는 제목의 그래픽 게임이 있었는데, 횡스크롤에 채팅 등 소셜 기능이 메인인 게임인데도 새로운 네트워크기술의 게임으로 주목을 받았다. 당시는 그렇게 대세 온라인게임이 없었다. 얼마 후 8등신 캐릭터에 전투를 하고, 커뮤니티도 있는 MMORPG '리니지'의 등장은 '혁신'을 넘어섰고, 결국 '대세 온라인게임이 됐다. 바람의 나라도 그즈음 성행했던 것 같은데, 당시 기자의 기억에 바람의 나라는 없고, 오직 리니지만 있다. 

두어 해가 지난 99년 만 해도 스타크래프트와 리니지를 안 해본 게임 전문지 기자가 거의 없을 정도로 리니지는 게임업계 대세 게임이 됐다. 이후 엄청난 인기에 폭력배가 엔씨소프트 유리창을 깨고 난입하는 등 리니지는 무시무시한 국민(?) 게임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리니지는 십여년을 대한민국 최고의 게임이라는 타이틀을 지켜왔다. 아울러 한국이 '온라인게임의 종주국'이라는 평가를 받는데 가장 큰 공헌을 한 게임 중의 하나가 '리니지'다. 

20년 전 리니지

그런 게임을 20년 만에 다시 마주하고 있다. 그것도 리뉴얼 버전으로, 그것도 무료 버전으로 말이다. 절 대 바뀌지 않을 것 같은 리니지가 강산이 두 번이나 바뀌면서 많이도 변했다. 혹자는 리뉴얼(리마스터 버전)이 되면서 완전 다른 게임이 됐다고도 한다. 20여년의 세월 동안 리니지가 어떻게 바뀌었을까 보다는 초보자의 입장에서 수십 년 전의 게임을 즐긴다면 어떨까 하는 마음으로 게임을 플레이했다. 물론 과금도 없었다. 순수한 초보 무과금러의 리니지 리마스터 체험기다. 

 

◇ 뭐지? 이 어색한 느낌과 불편한 인터페이스는?

얼마전 AK인터랙티브의 PC온라인게임 '거상'을 십여년 만에 플레이하면서 '아, 이런 유저 인터페이스로 어떻게 게임을 즐겼었지?...불편하다'는 생각을 했다. 거상도 2002년 나왔으니 얼추 20년이 다 되어 간다. 그런 기억이 있었기에 너무 오랜만에 마주하는 리니지는 어떤 모습일까 참 궁금했다. 

느낌 있는 시작화면

실제 플레이를 해보니 그간 모바일 리니지M이나 대륙식 MMORPG, 수집형 RPG에 익숙해진 터라 많이 불편했다. 거상처럼 작은 화면이 불편한 것이 아니라 인터페이스가 익숙치 않아 불편했다. 좌상단 유저정보, 좌하단 키패드, 우하단 공격버튼과 스킬, 우상단 기타 메뉴나 맵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모바일 MMORPG의 모습다. 하지만 온라인게임 '리니지'는 달라도 너무 달랐다. 화면의 1/4을 차지하는 고정 창이 이색적이고, 대화창의 '캐릭터는 또 다른 나입니다'라는 고정 문구가 눈에 띈다. 그렇게 살아 있는 게임의 전설 속으로 들어갔다. 

리니지 리마스터 첫 시작 화면

 

◇ 55레벨 달성하고, 예티 체험해보니 '굳'

퀘스트를 받고 이동하고, 완료하고 보상받고, 습득한 아이템은 장착하면서 점차 레벨업이 반복됐다. 예전 최초로 70레벨을 달성했다고 뉴스까지 나왔지만 이제 리니지 리마스터에서는 55레벨은 걸음마 수준이고, 80레벨부터 진정한 시작이라고 보는 모양이다. 55레벨까지 달성하는 동안 UI상의 불편함은 있었지만 다른 특이사항은 없었다. 자연스러웠다. 55레벨 무렵, 커츠의 부관을 잡으면서 재미가 붙기 시작했다. 그래픽은 엄청난 발전이지만 수십년 전의 리니지 그래픽은 기억이 나지 않기 때문에 얼마나 발전했는지, 와 닿지가 않는다. 그리고 PK 온/오프 설정이 가능해서 그 흔한 PK도 한번 없었다. 

퀘스트의 반복

다만 관심을 끈 것은 '예티'였다. PC의 대형화면으로 보던 것을 모바일로 컨트롤 가능한, 여느 PC게임에서는 보기 힘든 편리한 기능이다. 구글스토어에서 예티를 다운받아 PC 리니지와 연동시키니 잘 돌아간다. 신기하다. 모바일 화면을 PC에서 미러링할 때는 PC에서 조작이 불가능했는데, 이것은 반대다. PC화면을 모바일에서 보는데 조작이 된다는 점은 괜찮다. 화면이 작아서 보기 힘들지만, PC 리니지를 모바일에서 컨트롤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린저씨들에게는 축복이다. 

예티 사용화면, 모바일에서 게임 컨트롤!

PSS 기능은 오히려 자연스러웠다. 오토 때문에 말도 많고 탈도 많던 리니지인데, PC게임 리니지에 엔씨 스스로 오토를 도입한 것은 일대 사건이었다. 그런데 리니지M이나 대륙식 MMORPG 대부분이 오토를 지원하는 상황에서, 오토를 지원하는 PC게임 리니지를 즐기니 자연스러울 수밖에 없다. 레벨을 좀 더 올려서 더 상세한 오토 셋팅이 가능하다면 더욱 편리할 것으로 보인다. 

◇ 리니지 리마스터는 커뮤니티 게임

'린저씨'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보니, 리니지 리마스터의 연령대가 꽤 높았던 것 같다. 혈맹에 가입하고 한 화면에 보이는 혈맹원의 평균 나이를 추려보니 약 41세다. 최고 연장자는 54세, 최하는 32세다. 여성도 있다. 하루종일 혈맹원들끼리의 대화가 올라온다. 시시콜콜한 게임 얘기가 대부분이지만 '형님'이라는 단어가 자연스럽게 나오는 걸 보면 꽤 오랫동안 함께 해 온 사람들인듯 하다. 공식 홈의 커뮤니티에서는 기본 호칭이 '형님'이다. 

20년 세월 동안 공성전하고 싸우다 보면 아무리 미운 적이라도 정이 든다. 그렇게 리니지는 전투를 하는 게임보다는 커뮤니티형 게임이 되어가는 듯 하다. 게임 속 혈맹끼리의 대화도 재미있겠지만 공식 홈의 서버지기가 올리는 이런저런 공략 얘기도 리니지를 하는 유저들에게는 재미 요소 중 하나다. 

스탯 제대로 올리는 거 맞는지 혈맹에 문의!

이제 갖 초보 수준을 벗어난 터라, 수박 겉만 핥은 기분이다. 리니지 리마스터가 업데이트 되고, 무료화가 진행되면서 많은 진통을 겪고 있다. 이 진통을 잘 해결하면 20년을 넘어 40년까지 장수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리니지에는 20년간의 노하우가 그대로 들어 있어 여느 게임과의 비교가 쉽지 않다. 전설 그 자체다. 그리고 리니지 리마스터에는 스탯 올리는 것이 예전 그대로다. 수동이다. 그리고 레벨업을 위한 사냥터도 그대로 존재한다. 사냥터를 두고 싸움까지도 벌어졌던 예전의 일이 아직도 벌어지는 지는 모르겠지만, 리니지는 여러모로 옛날과 현대가 공존하는 그런 게임으로 느껴진다. 회사가 신규/복귀 유저를 위한 다양한 장치를 마련해 두고 있는 만큼, 리니지의 전설 속으로 다시 들어가기를 원한다면 어떤 혜택이 있는지, 어떤 서버를 선택해야 하는지 꼼꼼히 살펴보고 들어갈 일이다. 

이재덕 게임전문기자  gamey@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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