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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원의 동물경제학] 흰개미가 미국 주택산업과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이유는

흰개미(termite)는 이름이 비슷한 개미의 한 종류가 아니라 바퀴벌레(roach)의 가까운 친척이다.

흰개미는 생태적으로 중요한 곤충으로 죽은 나무에서 자신의 생존에 필요한 셀룰로오스(cellulose) 같은 영양분을 얻는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나무의 사체를 분해하여 다시 자연으로 되돌리다. 이렇게 흰개미는 훌륭한 분해자의 역할을 하면서 지구 환경을 지속가능한 환경(sustainable environment)으로 만들고 있다.

이런 측면만 놓고 판단하면 흰개미는 없어서는 안 되는 익충(useful insect)임에 분명하다.

흰개미에게 목조주택은 맛있는 먹이일 뿐

하지만 흰개미는 오래전부터 사람들과 곳곳에서 갈등을 빚어오고 있다. 그리고 흰개미로 인한 피해 규모는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고 보는 게 맞다.

미국의 목조주택

흰개미로 인한 피해가 집중되는 곳은 주택이나 문화재 같이 나무로 만든 목조건물들이다. 흰개미의 입장에서는 사람들이 만든 목조주택은 다정한 보금자리가 아닌 맛있는 먹이일 뿐이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2018년 기준 대한민국의 국토면적은 세계 109위인 100,364㎢인 반면, 인구는 세계 27위인 5163만 명이나 된다. 그 결과 인구밀도는 2018년 기준 1㎢당 509명에 이르러서 OECD 회원국 중에서 단연 1위에 해당된다.

또한 2018년 도시화 비율도 91%에 이르러 도시화가 이미 완료된 국가가 되었다. 이런 측면을 고려하면 공동주택 형태의 주거 형태는 농촌이나 산지가 아닌 이상 필수 사항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2016년 기준 국내 가구 수의 약 60%는 아파트, 빌라, 연립주택 같은 공동주택에서 거주하고 있다. 이런 공동주택들은 그 구조가 목조가 아닌 철근콘크리트구조(reinforced concrete construction)이다.

따라서 오래 된 문화재를 제외하고는 흰개미로 인한 국내 주택의 피해 규모는 타국에 비해 그리 크지는 않은 편이다.

하지만 목조주택이 주택의 다수를 차지하는 미국에서는 흰개미로 인한 피해가 상당히 심각하다. 미국에서는 주택을 구입하기 전에 전문가를 통해서 주택 전반에 대한 검사를 실시한다.

인스펙션(inspection)이라는 절차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에 하나는 터마이트 인스펙션(termite inspection)이다. 우리말로 옮기면 흰개미 검사라고 할 수 있다.

흰개미로 인한 목조주택 피해는 육안으로는 잘 모를 수 있다. 외관이 멀쩡하게 보여도 내부검사를 꼼꼼하게 해보면 손상이 가있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주택에서 발생하는 흰개미 피해는 보험사에서 처리하여 주지 않는다. 보험사도 포기한 피해라고 보면 된다.

그래서 미국 주택소유자라면 흰개미 피해를 항상 염두에 두고 주택을 관리해야 한다. 오래된 목조주택 소유자는 더욱 그렇다.

흰개미에 대한 방비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자칫 주택에 막대한 경비가 투입될 수도 있다. 구제작업(insect control, 驅除)과 함께 대대적인 집수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흰개미 퇴치 비용은 회계용어인 감가상각비(depreciation cost)와 비슷하다고 볼 수도 있다.

흰개미가 창출하는 산업과 고용 효과

하지만 흰개미가 미국 주택시장에 늘 부정적으로만 작용하지는 않는다. 모든 일은 동전의 양면처럼 부정적인 면이 있으면, 긍정적인 면도 있기 때문이다. 흰개미는 미국인들에게 안정적인 산업과 일자리를 제공하였다. 산업의 이름은 흰개미 구제산업이다.

미국의 주택 소유자들은 흰개미를 퇴치하기 위해 연 평균 20억 달러(약 2조361억 원) 정도의 금액을 지출하고 있다. 물론 흰개미 구제사업은 적지 않은 고용창출도 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은 죽은 나무의 셀룰로오스를 파먹는 흰개미가 비의도적으로 창출한 일의 결과물이다.

그런데 흰개미가 만드는 산업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숨겨진 통계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흰개미가 너무 열심히 그리고 과할 정도로 목조주택의 셀룰로오스를 파먹으면 그 주택은 철거하거나 대규모 수리를 해야 한다. 미국의 비싼 인건비와 자재 가격을 생각하면 주택 소유자는 아마 열불이 터질 것이다.

하지만 이는 신규 주택 건설 또는 집수리로 연결되는 일이다. 이로 인한 고용창출 효과가 분명히 있는 셈이다.

이렇게 흰개미는 미국 건설경제에 확실히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는 셈이다. 흰개미가 창출하는 미국 주택산업 규모는 매년 50억 달러(약 5조903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강원 동물경제학 박사

이강원 동물경영학 박사

건국대학교 축산대학 축산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에서 가치확산본부장과 경영기획본부장을 역임했다.

현재 동물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이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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