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김수현 밀담, 4년차 레임덕 인정?...야당 비판 "'갑질' 을지로위원회...운동권 완장질 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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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영·김수현 밀담, 4년차 레임덕 인정?...야당 비판 "'갑질' 을지로위원회...운동권 완장질 독재"
  • 박근우 기자
  • 승인 2019.05.11 23: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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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乙)들 편에 서겠다는 사람 치고 참 갑(甲)스러워"..."청와대, 평가하는 곳 아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청와대 정책실장이 "관료들이 말을 안 들어서 꼭 정권 후반기 같다"고 불평한 대화가 고스란히 공개가 됐다.

마이크가 켜진 줄 모르고 한 말인데, 관료 집단에 대한 현 정권의 불신을 그대로 보여줬다는 비판이 나온다. 

11일 야당은 이인영 신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의 '관료 군기잡기' 대화와 관련 비판의 목소리를 내놓았다.

어제(10일) 국회에서 열린 당정청 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와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이 나란히 앉아 회의 시작 전 "집권 4주년 같다"면서 "정부 관료가 말을 덜 듣는다"는 등 대화를 나누는 것이 포착됐다.

이날 이인영 원내대표가 경제 분위기를 바꿔야 한다면서 관료들의 문제를 지적하자 김수현 정책실장이 맞장구를 쳤다.

이인영 원내대표 "정부 관료가 말 덜 듣는 것, 이런 건 제가 다 해야…. (그건 해주세요)" 

김수현 정책실장 "집권 2주년이 아니라 4주년인 것 같다"

이인영 원내대표 "단적으로 김현미 장관이 한 달 없는 사이에 자기들끼리 이상한 짓을 많이 하고…." 

공무원에 대한 불만과 함께 버스 파업 문제도 국토부 공무원 탓으로 돌렸다. 

김수현 정책실장 "지금 버스 사태가 벌어진 것도…." 

이인영 원내대표 "잠깐만 틈을 주면 엉뚱한 짓을 하고…". 

두 사람은 뒤늦게 마이크를 인지하고 대화를 중단했다. 

사담이었지만 이 내용이 방송사 마이크를 통해 녹음돼 보도되면서 고위 관료와 정부 부처에 대한 '군기 잡기' 바람이 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야당 "이러니 '독재'란 소릴 듣는 것 아니겠는가"..."'무식한 운동권 정부' 완장질"

전희경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공무원이 말을 안들으면 여당 원내대표는 팔을 비틀고, 청와대는 박수칠 태세다"며 "이러니 '독재'란 소릴 듣는 것 아니겠는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잘못된 방향으로 정책을 밀어붙이면서 청와대만 보이고 정부는 안보인다는 문재인 정권의 실상이 벌써 이 정도"라며 "실수를 빙자해 경제 폭망 사태를 공무원탓으로 돌려보려 한 것인지, 공무원을 통제하고 위에 군림하려는 인식이 새어나온 것인지 두 가지 경우 모두 심각한 문제"라고 덧붙였다.

이종철 바른미래당은 "밀담이라고는 하나 공무원에 대한 '갑질 뉘앙스'가 물씬 느껴진다"며
 "그저 해프닝으로 지나치기에는 아쉽고 씁쓸하다. (대화 중) 2주년이 아니고 4주년 같다는데선 헛웃음이 나온다"고 밝혔다.

이어 "문제가 된 대화는 당 을지로위원회와 정부의 모임에서 나왔다. '을'들의 편에 서겠다는 사람들의 대화치고는 참으로 '갑스럽다'는 느낌"이라며 "관료사회와 전문가 집단을 무시하는 '무식한 운동권 정부'라는 비판이 이래서 나오는 건가 싶다"고 꼬집었다.

이종철 대변인은 "서슬 퍼렇게 '완장질'을 해놓고도 말을 안 듣는다고 하면, 양심이 없거나 무능한 것밖에 더 되겠느냐"며 "당청 두 수장의 해프닝이 그저 '덤 앤 더머' 같지만은 않은 '민낯'"이라고 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스스로 레임덕을 인정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박지원 의원은 "김 실장의 발언이 사실이라면, 집권 2년이건만 4년 같게 만든 책임은 누구에게 있느냐"며 "장수는 부하의 사기로 승리한다. 공직자는 개혁의 주체가 되야지 대상이 되면 안 된다. 청와대도 일하는 곳이지 평가, 군림하는 곳이 아니다"고 일침을 놓았다.

여당과 청와대 고위간부가 공무원들에 대해 파트너가 아닌 '군기잡기'식 군림하듯이 '갑질'을 한 것이라는 비판이 커지면서 공무원 사회가 동요하면서 오히려 레임덕을 자초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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