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당국, 현대차 '세타2 엔진 결함, 조사 중...한국선 리콜 늦어 의혹 '처벌 수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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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당국, 현대차 '세타2 엔진 결함, 조사 중...한국선 리콜 늦어 의혹 '처벌 수위' 주목
  • 양도웅 기자
  • 승인 2019.05.06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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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미국 교통당국, '결함' 세타 엔진2 탑재 차량 리콜 규모·시점 적정했는지 조사 중
하지만 처벌 수위는 한국이 미국보다 가벼워, 제작사들의 '엔진 결함 은폐' 계속될 거라는 지적도
현대·기아차가 세타2 엔진 탑재 차량에 대한 리콜 시점과 규모에 대해 한·미 교통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가 현재 한국과 미국에서 세타2 엔진 결함 관련 은폐 의혹을 수사받는 가운데, 양국의 처벌 수위가 주목받고 있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미국 뉴욕 남부 연방검찰청(SDNY)과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현대·기아차의 미국 내 세타2 엔진 리콜 시점 및 규모가 적정했는지를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SDNY는 미국 내 93곳의 연방검찰청 가운데 가장 수사력과 영향력이 강하기로 유명해, 이번 수사 결과에 따라 현대·기아차가 미국 시장서 받는 영향의 크기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는 미국에서 2015년부터 지금까지 230만대 이상의 차량을 엔진 결함 문제로 리콜했다.

하지만 이 가운데 53만대가량을 올해 초에 추가 리콜했을 만큼, 엔진 결함 차량 규모를 축소하기 위해 리콜 시기를 계속 미룬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아 왔다. 

현대차가 세타2 엔진을 장착한 차량 47만여대를 최초로 리콜한 건 2015년. 

하지만 당시 세타2 엔진을 장착한 기아차 차량은 리콜되지 않았다. 

기아차가 세타2 엔진을 장착한 차량을 리콜한 건 그로부터 1년 이상이 지난 2017년 3월이었다. 

이때 현대·기아차는 세타2 엔진을 장착한 쏘나타, 싼타페 스포츠, 옵티마, 쏘렌토, 스포티지 등 64만여대를 리콜했다.

이에 2017년 5월 NHTSA는 엔진 결함을 둘러싼 현대·기아차의 리콜 규모와 시점이 적정했는지를 두고 조사하기 시작했다. 

미국 당국에서 세타2 엔진 관련한 조사가 이뤄지고 내부자에 의해 세타2 엔진 문제가 단순 결함이 아닌 구조적 결함이라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한국 당국도 조사에 졸입하자 현대·기아차는 국내 세타2 엔진 탑재 차량 17만여대를 리콜했다. 

현대·기아차가 미국보다 한국에서 세타2 엔진 탑재 차량의 리콜을 늦게 한 것에 대해 '차량 결함 은폐' 관련한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리콜 규모·시점 처벌 수위 논란..."한국 매출액 1% VS 미국선 벌금 1000억원 넘어"

이처럼 한국과 미국 당국에서 비슷한 사안을 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그 처벌 수위가 달라 현대·기아차가 받는 타격 또한 다를 것으로 보인다. 

또, 이와 관련한 소비자와 시장 반응도 달라질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자동차관리법은 제작사가 결함 사실을 알았음에도 즉각 리콜 등의 시정 조치를 하지 않았을 경우, 10년 이하 징역이나 1억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한다. 

반면, 미국에선 제작사가 결함 사실을 알았음에도 5일 이내에 리콜 등의 시정 조치를 하지 않았을 경우, 최대 1억900만 달러(약 1275억원)의 벌금을 부과한다. 현대차는 이미 미국서 조 단위의 리콜 비용을 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차이로 현대·기아차는 한국보다는 미국 당국의 조사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는 후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매출액의 1%까지 벌금을 내야 한다"며 "한국과 미국의 처벌 규정이 달라 동일한 잣대로 비교는 무리가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한, 상대적으로 솜방망이 처벌이나 다름없는 한국 처벌 수위가 국내 자동차 업계가 차량 결함을 은폐토록 하는 이유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공학과 교수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나라는 벌금이 가볍고, 결함을 은폐했을 때 얻는 수익이 커 부적절한 리콜이 일어나기 쉬운 환경"이라며 "결함 은폐 시 기업이 물어야 하는 벌금을 (미국 수준의) 1000억원 정도로 대폭 올리지 않는 이상 폐단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도웅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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