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환자, ‘돈, 죽음’보다 ‘치료 과정’ 고민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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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환자, ‘돈, 죽음’보다 ‘치료 과정’ 고민 크다
  • 이석호 기자
  • 승인 2019.05.01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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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한화생명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6년 국가암등록통계 자료에 따르면, 국내 암 유병자는 174만 명에 달하며, 특히 65세 이상 고령자에서는 9명당 1명이 암 유병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만약 국민들이 기대수명(82세)까지 생존할 경우 암에 걸릴 확률은 36.2%에 이른다.

한화생명은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주요 포털사이트의 ‘암’ 관련 게시글과 검색 키워드 약 230만 건을 토대로 'SNS 빅데이터로 본 암 환우와 가족들의 관심사'를 발표했다.

한화생명 공소민 빅데이터팀장은 “암은 무섭지만 주위에서 흔히 접하는 질병이기도 하다”며, “SNS 데이터 분석을 통해 대중들의 암에 대한 관심사가 어떻게 변화했고, 암 환우와 가족들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등 인사이트를 제시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암 환자와 가족들의 마음… ‘여행’ 등 함께 하는 시간 중요

한화생명이 주요 인터넷 카페 글과 키워드를 분석한 결과, 암 환자와 가족들의 마음은 걱정과 불안도 컸지만 긍정적인 요소도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SNS에서 언급된 키워드를 특성별로 모아본 결과, 삶에 대한 우울감이나 짜증을 표현한 글이 26.2%로 가장 높았지만, 웃음, 희망 등 긍정적인 마음을 언급한 경우도 12.4%로 높은 비중으로 나타났다.

이는 암에 대한 공포감도 있지만, 가족들과의 결속력을 강화시키고 완치에 대한 희망을 가지는 계기로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투병 과정에서 자녀와 가정을 돌 볼 걱정(12.5%), 간병 등으로 인한 가족에 대한 걱정(12.8%), 사망 후에 장례절차나 고통 등 이별 과정에 대한 고민(11.1%) 등 가족과 관련한 걱정이 매우 큰 비중을 차지했다.

주목할만한 것은 가족, 친구들과 떠나는 힐링 여행이나 이별을 준비하는 여행에 대한 니즈(14.5%)가 높게 나타난 것이다. 사진, 산, 바다, 봄, 힐링 등의 단어가 많이 언급된 것을 볼 때, 투병 중에 좋은 추억을 남길 수 있는 대상을 찾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한화생명 공소민 빅데이터팀장은 “암이 불치병이 아닌 만성병으로 바뀌면서, 얼마나 오래 사느냐 못지 않게 어떻게 잘 사느냐도 중요한 시대가 됐다”며, “환자와 가족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와 상품이 필요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 암 환자의 희망은 ‘가족’… 걱정도 ‘가족’

한화생명이 주요 인터넷 카페 글과 키워드에서 가족을 언급한 내용을 분석한 결과, 암 환자들은 투병 중임에도 곁에서 잘 버텨주는 가족에 대한 고마움이 43.6%로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은 암 환자에게 ‘희망’ 요소로도 작용했다. 아프고 나니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고 완치하여 가족의 품으로 가고 싶다는 내용도 23.1%의 비중을 차지했다.

가족은 감사와 에너지의 원천이지만 ‘걱정’의 대상이기도 했다. 특히, 가족이지만 간병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고된 삶에 대한 토로도 20.9%로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또한 암 환자에 대한 걱정 외에도 다른 가족 구성원들이 겪게 될 상실감과 건강 등에 대한 염려도 많았다.

한화생명 공소민 빅데이터팀장은 "암 치료는 환자 본인은 물론 가족까지 투병생활을 함께 한다는 점에서 고통을 분담하는 성격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환자 케어를 위한 요양병원 정보나 검증된 간병인에 대한 필요성도 컸다"고 말했다.

▲암 환자의 고민… ‘돈, 죽음’보다 ‘치료 과정’

한화생명은 SNS 빅데이터 약 230만 건 및 국립암센터에서 실시한 설문조사를 통해 암 발생시 가장 부담되는 것이 무엇인지 분석했다. 10년 전인 2008년에는 치료비와 죽음에 대한 두려움 등이 가장 부담 요소였지만, 2018년에는 투병 과정에 대한 부담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암센터에서 실시한 성인 남녀 1,000명 대상 설문조사에 의하면, 2008년에 치료비가 걱정된다고 답변한 비율은 67.5%로 가장 높게 나타났지만 2012년에는 30.7%로 큰 폭으로 감소했다.

2018년에는 한화생명이 암 환자가 많이 활동하는 주요 인터넷 카페 글 등 약 230만 건을 분석한 결과, 부담 요소는 수술 및 항암치료(35.2%), 암 재발/전이(15.0%), 가족 걱정(13.0%), 병원/교수 결정(8.3%), 치료비(7.5%) 순으로 나타나 경제적 부담은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같은 현상은 과거에는 난치병으로 인식되던 암이 의료기술 등의 발달로 생존율이 높아지면서 생긴 변화로 분석된다. 또한 건강보험 혜택 확대 등 암 치료로 인한 경제적 부담이 감소하면서 완치를 위한 수술 및 항암치료 과정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진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생존율이 높아진 만큼 간병 및 간호에 대한 걱정도 1.6%(2008년), 4.8%(2012년), 7.5%(2018년)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평균 암 지급보험금 1인당 ‘2,200만 원’ 수준…평균 치료비 대비 적어

한화생명이 2000년부터 2013년까지 암 진단을 받은 고객 약 17만 명을 대상으로 2018년까지의 보험금 지급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1인당 약 2,200만 원의 보험금을 수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한국 암치료 보장성확대 협력단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암 치료에 소요되는 평균 비용은 2,877만원으로 개인이 보험만으로 감당하기에는 부족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암 치료기간 동안 경제활동을 쉬면서 발생하는 소득 감소분을 고려하면 실제 필요 경비는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고액의 치료비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진 간암, 췌장암, 폐암 등은 치료비용은 물론 교통비, 간병비 등까지 보험금으로 감당하기에는 매우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SNS에서 언급 많은 암 ‘위암 > 대장암 > 췌장암 > 간암 > 폐암’ 順

한화생명이 암 환자와 가족들이 많이 활동하는 주요 인터넷 카페 등 약 230만 건의 게시물을 분석한 결과, SNS 상의 언급량는 ‘위암 > 대장암 > 췌장암 > 간암 > 폐암 순’으로 많았다.

특히, 암 진단 후 5년 생존율이 낮은 췌장암, 간암, 폐암, 담낭/담도암 등은 SNS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빈도로 언급됐다. 반면, 암 발생률이 높지만 생존율은 좋은 전립선암, 갑상선암, 유방암 등은 언급 빈도가 낮았다.

이 같은 결과는 치료 확률이 낮은 난치 암의 경우, 환자나 가족들이 병원뿐만 아니라 인터넷을 통해서도 정보를 찾고자 하는 절박함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완치율이 높아진 갑상선암 등의 언급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도 한 예라고 볼 수 있다.

 

 

이석호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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