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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선 여론조사, 리얼미터 '질문효과' 왜곡 논란...안철수·문재인 대선 때도 "여론조작방지법 시급"의뢰인 의도에 맞는 결과 가능한 '질문효과' 설계 왜곡 방식...대선 때 3천만원 벌금 등 받기도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가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 관련 여론조사에 대해 '질문 문항 바꿔치기'에 의한 국민 여론 왜곡 논란에 휩싸였다. 

리얼미터는 지난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여론조사 왜곡 불법 행위로 3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받는 등 여론 조작 가짜뉴스 논란이 지속돼왔다는 점에서 파문이 예상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리얼미터가 지난 15일과 18일 두 차례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각각 질문 문항이 달라 여론조사 결과가 크게 달라졌다"며 "여론조사에선 응답자의 답변이 질문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데 이러한 ‘질문 효과’에 따른 여론조사 결과를 왜곡하는 결과가 나왔다"고 지적했다. 

지난 12일 첫번째 조사에서는 이미선 후보자가 헌법재판관으로서 부적격하다는 응답이 54.6%, 적격하다는 응답이 28.8%로 ‘부적격’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리얼미터가 CBS 의뢰로 전국 성인 504명 대상 설문조사였다. 

반면 18일 두번째 조사에서는 이미선 후보자 임명에 찬성하는 의견이 43.3%, 반대하는 의견이 44.2%로 여론이 팽팽하게 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리얼미터가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진행하는 tbs(교통방송) 의뢰로 전국 성인 501명 대상 설문조사했다. tbc는 박원순 시장의 서울시가 운영하는 라디오방송이다. 

리얼미터가 발표한 12일 여론조사에서는 이미선 후보자에 대한 부적격이 2배 이상 많았는데 18일 조사에서는 질문 문항이 바뀌면서 찬반 비슷해졌다.

리얼미터는 “닷새 전에 실시한 이미선 후보자의 적격성 조사결과에 비해 긍정 여론이 큰 폭으로 증가한 반면, 부정 여론은 크게 감소한 것”이라며 “여론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는 것은 이 후보자 측의 적극 해명 등에 따른 기류 변화가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더불어민주당은 19일 “이 후보자 임명과 관련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니 임명 찬성 여론으로 호전됐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미선 후보자 임명을 강행하는데 여론조사 결과가 활용돼 반영된 셈이다. 

하지만 야권은 두 여론조사를 일대일로 비교하는 것은 아전인수격 해석이라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두 여론조사의 설문 문항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여야 정치권 대립' 전제한 후 '문재인 대통령 요청' 포함한 '질문효과'로 답변 왜곡 

특히 두번째 질문 문항에 "여야 정치권 대립"을 전제한 후 "문재인 대통령 요청"을 대입시켜 답변자에게 '질문 효과'에 의해 답변이 왜곡될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 여론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첫번째 여론조사에서 리얼미터는 “최근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열렸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이미선 후보자의 헌법재판관의 자격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고 질문했다. 

이미선 후보자에 대한 리얼미터 여론조사 질문 문항 바뀐 사례. <이미지출처 중앙일보>

그런데 두번째 여론조사에서는 “여야 정치권이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임명을 두고 대립하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은 이 후보자에 대한 청문 보고서를 국회에 다시 요청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이미선 후보자를 헌법재판관으로 임명하는 데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고 질문했다. 

첫번째 질문은 이미선 후보자에 대한 순수한 개인적 의견을 물어본 것이지만 두 번째 질문은 두 번이나 문재인 대통령이 등장하면서 정치적 성격이 가미된 것이다.

즉 두번째 조사에선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입장에 따라 답변이 달라질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또 여야 대립을 부각시킨 질문으로 찬성을 유도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자유한국당 전희경 대변인은 이날 “다른 두 가지의 질문을 놓고 마치 동일 선상에서 질문을 던진 뒤 여론이 바뀐 것처럼 호도하는 것은 중대한 문제가 있다"며 "이런 문제를 뻔히 알면서도 왜곡된 여론을 내놓는 해당 기관에 대해서도 유감을 표시한다”고 밝혔다. 

여론조사 전문가인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한 매체에 "첫 번째 조사의 질문은 이 후보자에 대한 긍정ㆍ부정 판단이 기준이다. 두 번째 조사는 문 대통령의 판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를 물은 것"이라며 "문 대통령이 잘했느냐, 못 했느냐는 것이다. 이 때문에 두 번째 조사 결과가 문 대통령 지지율과 비슷하게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얼미터는 자료를 내고 “엄격하게 보면 서로 다른 조사의 결과로 여론의 흐름을 분석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면서도 “정치권과 언론의 정국 대립 지점이 바뀌었다면 정치·사회·쟁점현안에 대한 민심을 분석하는 여론조사기관은 당연히 바뀐 대립지점으로 조사하는 것이 상식"이라고 해명했다. 

리얼미터의 1차 조사는 CBS 의뢰로 지난 12일 전국 성인남녀 504명을 대상으로 무선 전화면접(20%) 및 무선(60%)·유선(20%) 자동응답 혼용방식으로 진행된 것이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p였다. 2차 조사는 tbs 의뢰로 지난 17일 전국 성인남녀 501명을 대상으로 무선 전화면접(10%) 및 무선(70%) ·유선(20%) 자동응답 혼용방식으로 진행된 것이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였다.

한편, 리얼미터는 지난 2017년 4월, 대선 정국에서 왜곡된 설문문항 여론조사가 문제가 된 바 있다. 당시 국민의당 법률위원회는 리얼미터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리얼미터를 고발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2017년 대선 과정에서 4월 9일 안철수 후보가 앞서자 "리얼미터, 질문문항 왜곡해"

리얼미터가 2017년 4월 10일부터 12일까지 제19대 대통령 선거 여론조사를 실시하면서 유권자들에게 국민의당·자유한국당·바른정당이 연대를 할 수도 있다는 인식을 불러올 수 있는 문항을 넣어 여론 왜곡 행위에 나섰다는 것.

질문 문항을 어떤 결과가 나오도록 설계해 왜곡된 가짜 여론조사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일종의 여론조작이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특정 정당 또는 후보자에게 편향되도록 하는 어휘나 문장을 사용하여 질문하는 행위(제108조 제5항 제1호)’와 ‘선거에 관한 여론조사를 하는 경우, 피조사자에게 응답을 강요하거나 조사자의 의도에 따라 응답을 유도하는 방법으로 질문하거나, 피조사자의 의사를 왜곡하는 행위(제2호)’는 처벌받는다.

당시 국민의당법률위는 “특정 정당 간 연대나 후보 단일화는 대통령 선거에서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인 바, 리얼미터의 4월 12~14일 여론조사는 안철수 후보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를 하락시키기 위한 행위로 볼 수 있다”고 고발 이유를 밝혔다.

지난 2017년 대통령 선거 한달을 앞둔 4월 9일, 안철수 후보는 여러 여론조사에서 양자 대결에 이어 다자 대결에서도 문재인 후보를 앞서기 시작했는데 이후 리얼미터의 여론조사 질문 문항 왜곡 문제가 발생했다. 당시 국민의당 법률위는 리얼미터를 고발한 바 있다.

당시 4월 9일을 기점으로 안철수 후보 지지율이 40%에 육박하며 문재인 후보를 앞서기 시작했던 시점이다. 따라서 국민의당은 리얼미터가 문재인 후보에 유리한 질문 문항으로 여론 왜곡에 나섰다고 분노했던 것. 

실제로 지난 대선 당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안철수 후보가 문재인 후보를 5·9대선을 한 달 앞두고 발표된 4월 9일 여론조사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1위로 나왔다. 안철수 후보는 양자구도는 물론 다자(多者) 구도에서도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를 처음으로 앞섰다.
  
그 후 국민의당은 리얼미터가 2017년 4월 14일 발표한 대선 TV토론 관련 여론조사에서도 공직선거법상 선거여론조사 사전신고 및 공표의무를 위반한 혐의로 2건도 고발한다고 했다.

리얼미터는 2017년 4월 라디오 방송 여론조사 결과 왜곡 발표 혐의로 3천만원 과태료 처분을 받은 데 이어 5월에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과태료 1500만원 부과 등을 받아 불법 여론조사 왜곡행위가 지속 문제된 바 있다. 

한 정치전문가는 "여론조사기관이 질문 문항만 살짝 바꿔도 얼마든지 여론조작이 가능하다"며 "김경수-드루킹 게이트 사건에서 보더라도 댓글 여론조작이 민주주의 꽃 선거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듯이 여론조사기관의 여론왜곡은 심각한 문제라는 점에서 국회에서 여론조작방지법 제정을 통해 강력 처벌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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