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조양호 회장, 발인 '하늘나라로 떠나다'...전날 구광모·허창수·구자열 범LG가 일제히 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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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조양호 회장, 발인 '하늘나라로 떠나다'...전날 구광모·허창수·구자열 범LG가 일제히 조문
  • 박근우 기자
  • 승인 2019.04.16 1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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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한진그룹과 유가족들은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이날 오전 6시 고(故) 조양호 회장의 발인식을 진행했다. 

영결식 추모사를 맡은 석태수 한진칼 대표는 “그 숱한 위기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항상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길로 저희를 이끌어 주셨던 회장님의 의연하고 든든한 모습이 아직도 선하다”고 슬픔을 전하며“회장님이 걸어온 위대한 여정과 추구했던 숭고한 뜻을 한진그룹 모든 임직원이 이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오전 7시께 영결식을 마치고 조 회장은 영면을 위해 영구차와 함께 떠났다. 장남인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탄 차가 영구차 앞에 섰고 뒤로는 장녀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민 전 전무가 탄 봉고차가 배웅했다. 

영결식 이후 운구 행렬은 서소문 대한항공 빌딩, 강서구 공항동 대한항공 본사 등 고 조양호 회장의 평생 자취가 묻어 있는 길을 지났다.

조양호 회장은 아버지인 한진그룹 창업주 조중훈 회장, 어머니인 김정일 여사 곁에서 영면에 든다.

한편,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장례 5일장 마지막 조문 날인 15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 구광모 LG 대표,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GS 회장), 구자열 LS회장 등 등이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고 조양호 회장

특히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이 마침내 남편의 빈소에 모습을 보였다. 

이명희 전 이사장은 지난 12일부터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남편의 빈소가 마련된 지 나흘 만인 이날 오후 7시께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검은색 코트를 입은 그는 왼쪽 팔에 검정 계열의 가방을 메고 오른손으로는 입을 가린 채 빈소로 들어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앞서 상주인 장남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차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등 삼남매는 입관식 때부터 부친의 빈소를 지켰으나 부인인 이명희 전 이사장의 모습은 목격되지 않았었다. 

이날 빈소는 나흘째 고인을 추모하는 조문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첫날부터 이날 오후 9시 현재 빈소에 누적 2천600여명의 조문객이 다녀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 9시 15분께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이 임원들과 함께 빈소를 방문해 조의를 표하고 유족들을 위로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고인과 생전에 교류가 있었다면서 "아주 좋으신 분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오전 10시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조양호 회장과 현정은 회장은 모두 해운업에 진출해 고전하며 '쓴 잔'을 마신 경험이 있다.

조 회장은 '수송보국(輸送報國)'을 기치로 국내 1위 선사 한진해운을 이끌었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불어닥친 해운업 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2016년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를 거쳐 파산하는 아픔을 겪었다.

현 회장이 이끌던 국내 2위 선사 현대상선도 같은 시기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하고 위기를 극복하지 못해 채권단 손에 넘어갔다.

특히 이날 구광모 LG 대표, 허창수 GS 회장, 구자열 LS 회장 등 과거 한솥밥을 먹던 구씨와 허씨 일가 오너들이 한꺼번에 빈소를 찾아 눈길을 끌었다. 

럭키금성그룹에서 LG그룹에 이르기까지 구씨와 허씨 일가는 오랜 동업을 해왔으나 큰 잡음없이 GS그룹와 LS그룹은 LG그룹에서 분가했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도 지난 12일 추도사를 발표한 데 이어 이날 직접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허 회장은 고인과 생전에 많은 만남이 있었다고 소개하면서 "항공을 위해 해외에서 열심히 일하시는 걸 보고 놀랐다. 나라를 위해 아주 열심히 일하신 분"이라고 고인을 기렸다.

구자열 LS그룹 회장도 조문을 마친 뒤 "전경련 모임에서 자주 뵀다. 생전에 자상하시고 꼼꼼하셨던 분인데 가셔서 안타깝다"고 조의를 표했다. 

구광모 LG 회장은 허명수 GS건설 부회장, 정택근 GS 부회장, 김영섭 LG CNS 대표 등과 비슷한 시기에 빈소를 찾았다.

정몽규 HDC 그룹 회장, 오스만 알 감디 에쓰오일 대표 등도 빈소를 찾았다. 

스티븐 시어 미국 델타항공 국제선 사장과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이사 등 항공업계 조문도 이어졌다.

델타항공은 지난해 대한항공과 조인트 벤처(JV)를 출범시키며 협력 관계를 격상시킨 바 있다.

조 회장에 대한 조문이 이번 방한의 주요한 목적이라고 밝힌 시어 사장은 "조양호 회장은 델타의 좋은 친구이자 파트너였다"며 "전 세계 델타항공 직원을 대표해 애도를 표한다"고 말했다.

조양호 회장과 가족들

정계 인사들도 조문 행렬에 동참했다.

유인태 국회 사무총장,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와 김관영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 자유한국당 정진석·이은재·이철규·백승주·함진규·김석기·추경호·권성동 의원,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와 박지원·윤영일 의원, 원희룡 제주도지사, 이인제 전 의원 등이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대사, 필립 터너 주한 뉴질랜드 대사, 줄리언 클레어 주한 아일랜드 대사, 제프리 존스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의장, 다비드 피에르 잘리콩 한불상공회의소 회장 등 외교가의 조문도 이어졌다.

조양호 회장은 그렇게 하늘나라로 떠나 자유로운 영혼이 됐다. 조양호 회장은 1974년 대한항공 과장으로 입사해 1992년 사장, 1999년 회장, 2003년 한진그룹 회장을 지냈다. 작은 항공사이던 대한항공을 글로벌 항공사로 도약시켰다. 평창올림픽 유치 등 문화·스포츠 분야에서도 큰 업적을 남겼다. 대한탁구협회 회장을 지낸 고인은 100억원 이상을 탁구 발전을 위해 지원했다. 또 육군으로 베트남전쟁에 파병돼 11개월을 근무하는 등 병장으로 만기 전역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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